정치권 통합 메시지에도 “미국, 더 분열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을 계기로 미 정치권에선 ‘증오·분열의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나오지만 양 진영의 일부 지지자를 중심으로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14일(현지시간) 일제히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다. 바이든은 대국민 연설에서 트럼프와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통합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했다. 트럼프도 피격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문을 다시 썼다”면서 “이것은 나라 전체와 세계 전체가 함께 뭉칠 기회”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도 과거 전·현직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사건은 미국 사회를 통합하는 계기가 됐다고 짚었다. 대표적 사례로 1981년 로널드 레이건(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정신질환자의 총탄을 맞고 중상을 당했을 때 민주당 하원의장이었던 토머스 P 오닐 주니어가 병실을 찾아 레이건의 두 손을 잡고 무릎을 꿇은 뒤 기도한 것을 꼽았다.
그러나 이날 뉴욕타임스는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이전 암살 시도들은 미국을 하나로 모았지만,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는 미국을 더 분열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좌파 진영에선 이번 사건을 “트럼프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고, 반대로 우파 진영에선 “배후에 바이든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BBC 등은 지적했다. 트럼프를 추종하는 극우 음모론 집단 ‘큐어넌(QAnon)’에 빗대 민주당 상징색인 블루와 큐어넌을 합성한 좌파 음모론 세력인 ‘블루어넌(BlueAnon)’이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블루어넌’ 음모론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고 평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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