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교재 선정' 차인표 "글 잘 써서 초청받았다고 생각 안해"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학교 교재로 선정된 소설을 집필한 배우 차인표(56)가 직접 소회를 밝혔다. 그의 장편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최근 옥스퍼드대학교 아시아·중동학부 한국학과 교재로 선정돼 화제가 됐다. 직접 특강에도 나섰던 그는 "책이 선택된 건 오로지 위안부 문제를 다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차인표는 1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책 출간 초창기 땐 "많이 의기소침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서점에 가 봤더니 소설 신간 코너에 제 책이 놓여있는 게 아니라 아이돌의 사진집이랑 한 여배우가 낸 메이크업 관련 책이랑 같이 묶여서 판매되고 있었다"면서다.
차인표는 "글을 잘 써서 옥스퍼드대 강연에 초청받았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미 한 차례 절판됐고 15년 전에 나왔던 책인 데다 베스트셀러가 되지도 않고, 상을 받지도 않았던 책인데 제 책이 선택된 건 오로지 위안부 문제를 다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예전 훈 할머니를 보고 마음이 아파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싶었던 마음을 소설의 형태로 쓴 건데, 그분들(피해자들)의 아픔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알아주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오는 10월 이 책을 새 학기 교재로 사용할 예정인 옥스퍼드대학교 아시아·중동학부 조지은 교수는 지난달 28일 차인표에게 강연을 청했다.
차인표는 "학생들은 물론 근처 주민들도 들을 수 있는 강연이었는데, 한 영국인 90세 할아버지가 '홀로코스트는 알았어도 한일 사이에 이런 역사는 몰랐다'며 고맙다고 하신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차인표의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고국을 떠나 70년 만에 필리핀의 한 작은 섬에서 발견된 쑤니 할머니의 젊은 시절을 담은 이야기로,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뤘다. 당초 애초 2009년 『잘 가요 언덕』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됐다가 제목을 바꿔 2021년 다시 출판된 바 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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