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사피온 AI 반도체 ‘원팀’ 쉽지 않네 [재계 TALK TALK]

AI 반도체 업체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의 합병 작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합병비율 등을 놓고 두 회사 재무적투자자(FI) 간 의견 충돌이 발생한 탓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 잠정 합병비율은 2 대 1로 제시됐다.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산출한 결과다. 다만 이를 두고 리벨리온 측 투자자가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벨리온이 보유한 인력풀 등을 고려하면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리벨리온은 최근에도 구글코리아 연구개발(R&D) 분야 대표였던 김홍석 박사를 소프트웨어 설계총괄(CSA)로 영입하는 등 전문 인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반면 사피온 측은 지난해 핵심 인력으로 평가받던 정무경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퇴사한 데 이어 주요 인력 이탈 가능성도 불거진다. 합병 소식 자체를 사전 공유받지 못한 만큼 실망감이 크다는 후문이다. 일부 FI 사이에서는 조급한 합병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리벨리온 투자자 사이에서 기업공개(IPO) 추진 과정에서 합병을 추진하는 게 맞느냐는 불만이 감지된다. 만약 합병을 하더라도 풀어야 할 과제는 여럿이다. 당장 겹치는 인력 조정과 파운드리 협업 대상 등을 결정해야 한다. 그간 리벨리온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협업해왔고 SK그룹 계열사 사피온은 대만 TSMC에 AI 반도체 양산을 맡겨왔다.

[최창원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8호 (2024.07.10~2024.07.23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