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중 '배신자' 외침에 몸싸움까지…한동훈 "이견 존중"

15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당원들 간 충돌이 빚어진 데 대해 한동훈 후보가 "이견을 존중한다"며당의 화합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당대표 후보들은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여해 정견 발표를 했다. 나경원·원희룡 후보에 이어 한 후보가 발표를 위해 무대에 오르자 일부 참석자들은 "배신자, 꺼져라"라며 외쳤다. 이에 한 후보의 지지자들로 보이는 참석자들이 제지에 나섰고, 곧 몸싸움이 일었다. 서로 뒤엉키거나, 의자를 들어 던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1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참석자들 일부가 연설중인 한동훈 후보에게 '배신자'라고 외치며 의자를 집어 던지려고 하자 경호원과 당직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뉴시스

경호원들의 제지에도 몸싸움은 이어졌고, 한 후보는 이내 마이크를 잡고 참석자들을 진정시켰다. 그는 "저에게 배신자라고 외치는 것은 좋지만 다른 의견을 묵살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폭행하지 말아달라. 그거면 된다"며 "전당대회는 이견 속에서 정답을 찾아내는 길로 가야 한다"고 당의 화합을 약속했다.

15일 천안 서북구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정견발표 도중 각 후보들의 지지자들이 충돌하고 있다. 뉴스1

한 후보는 이날 연설회를 마친 뒤 페이스북에도 "제가 연설할 때, 일부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이 저를 향해 '배신자'라고 구호를 크게 외치며 연설을 방해했다. 의자를 들어 던지기까지 했다"며 "그래서 저는 준비한 연설을 중단하고 배신자든 뭐든 이견을 내도 좋다는 말씀과 이견을 내는 방법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렸다. 이견을 존중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늘처럼 동료 시민을 다치거나 위험하게 하는 행동은 절대 안 된다"라며 "지지자들뿐 아니라, 오늘 연설을 방해하신 그분들과도 함께 가고, 함께 이기겠다"고 했다.

충돌이 원 후보 지지자 때문에 벌어졌다는 주장에 원 후보는 즉각 페이스북에 반박글을 올렸다. 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며 "그러나 타 후보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 또한 용납하기 어려운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원동지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지지하는 후보는 서로 달라도 우리는 동지"라며 "지금은 특검과 탄핵공세를 막기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뭉쳐 싸울 때"라고 단합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벌어진 소동은 유튜버들 간 다툼으로 전해진다. 몸싸움으로 인해 피해를 보거나 경찰에 입건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