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산 수입 틀어막자…중남미로 몰리는 화물선
국내 해운업계가 중남미 컨테이너 물류 서비스를 강화한다. 중국발 밀어내기 수출 물량이 멕시코 등으로 집중되면서 늘어난 선적 수요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다. 최근 수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기업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은 멕시코로 향하는 컨테이너 서비스 ‘FLX’(Far East Latin America Express)를 신규 개설했다고 15일 밝혔다. 극동아시아와 멕시코를 연결하는 FLX는 일본 해운사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와 공동 운영한다. 파나막스급(4000TEU급) 컨테이너선 등이 투입되며 다음달 16일 중국 상하이에서 첫 출항 한다. 상하이(중국)-부산(한국)-라자로 카르데나스(멕시코)-상하이(중국) 순으로 기항할 예정이다.
HMM 관계자는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로 생산시설이 집중되는 ‘니어쇼어링’ 현상 등 중국발 멕시코 화물이 증가함에 따라 신규 서비스를 개설했다”며 “부산항의 수출입 및 환적 물동량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미주 노선 붐빈다
중남미 노선에 추가 선박을 투입하는 건 중국발 밀어내기 수출물량이 이 지역에 집중되고 있어서다. 미국이 오는 8월부터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최고 100%까지 높이겠다고 예고하자, 중국 기업들은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멕시코나 캐나다로 보내는 화물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에서 멕시코 등으로 원재료나 부품 등을 보내면 현지 공장에서 조립한 뒤 미국에 멕시코산으로 수출하면 관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붐비는 곳은 중국 상하이항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상하이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465만TEU로 집계됐다. 해운업계는 3분기에도 중국발 미주 수출물량이 집중 선적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반기는 전통적인 해운업 호황기로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성수기에 맞춰 물동량이 급증한다.
급등하던 운임 소강상태
중국발 수출물량으로 미주·남미 노선 운임이 급격히 올랐다가 최근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글로벌 선사들이 앞다퉈 미주 노선에 추가 선박을 투입한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SCFI는 지난 13일 기준 3674.86로, 전주 대비 58.94포인트 하락했다. SCFI가 하락세로 돌아선 건 14주 만이다. 노선별로 보면,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이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전주보다 449달러 하락한 7654달러로 집계됐다. 미주 동안 노선 운임은 1FEU당 64달러 하락한 9881달러를, 남미 노선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66달러 떨어진 8760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우수한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투입되고 있는 추가 컨테이너선은 넘쳐나는 공급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하반기 추가 운임 상승에 대비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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