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 간암도 중입자치료 시작
간암은 빠른 발견이 어렵다. 간에 신경세포가 적어 염증이나 간암이 발생해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 바이러스, 알코올, 지방, 약물 등으로 70~80%가 파괴돼도 위험 신호를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이 때문에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이와 같은 이유로 간암은 초기뿐 아니라 많이 진행된 경우에도 느끼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 간암 말기에는 황달을 보이거나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만으로 간암을 진단하기는 어려워 조기진단 및 근치적 치료를 위해서는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 환자, 간경변증 및 간암 등 고위험군에게 정기적인 감시검사가 필요하다.
◇종양 부위에만 고선량 집중
현재 간암 치료법은 크게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중입자치료는 무거운탄소 입자를 활용한 방사선치료다.
기존의 방사선치료는 에너지가 통과하는 경로상에 있는 근육 등 다른 생체조직을 거치면서, 타깃으로 하는 암 세포에 도달하기도 전에 강도가 약화된다. 그래서 암 조직에 닿는 방사선량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중입자치료는 몸의 표면에 영향을 주는 방사선량이 적고, 목표하는 일정 깊이가 되면 방사선량이 최대가 되는 ‘브래그 피크’라는 특성이 있다.
이 브래그 피크를 이용하면 방사선이 정상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종양에만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한, 방사선 발생 시 이용하는 가속 입자가 무거울수록 동일 선량 대비 방사선 파괴력이 커지게 된다. 이는 동일 선량의 에너지가 흡수되어도 체내에서 미치는 생물학적효과량(Relative Biological Effectiveness, RBE)이 커지고, 유발되는 DNA 손상 정도가 더 많아져 선형 에너지 전달량(Linear Energy Transfer, LET)이 커지는 특성으로 나타나게 된다. 중입자치료시 이용하는 탄소 이온의 질량이 기존 방사선치료보다 월등히 크기 때문에 기존 치료에 비해 더욱 큰 암 살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방사선 저항성이 있는 종양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간암 방사선치료 시에는 방사선치료로 인한 간독성이나 인접 정상 장 독성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다. 또한 대부분 간암 환자들의 경우 간경화 등으로 인한 간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에 중입자치료는 중입자선의 독특한 물리적 특성으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낮추면서 종양 부위에만 고선량을 집중적으로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소화기내과 김미나 교수는 “간암은 간경변증 등 만성 간질환을 동반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적절한 간암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간암 병기, 간 기능, 이전 간암 치료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간암 중입자치료 상담 클리닉에서는 환자 상태를 일차적으로 점검해, 중입자치료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환자들을 방사선종양학과에 의뢰한다”고 말했다. 간암 환자들은 매주 금요일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중입자치료 상담 클리닉을 통해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일본 연구서 5년 국소 제어율 81%
중입자치료기는 치료기의 회전 가능 여부에 따라 고정형과 회전형으로 나뉜다. 연세암병원은 회전형으로 간암 치료를 개시한다. 암 위치 등을 고려해 환자 맞춤 치료를 위해서다. 회전형치료기는 조사 부분이 360도 돌아가는 만큼 환자 특성에 맞게 조사 각도를 조절 가능하다. 치료 성적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정상 장기에 줄 수 있는 피해 등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연세암병원은 간암 치료를 위해 중입자치료 활용 계획을 다양하게 수립했다. 중입자치료는 초기, 국소 진행성 간암에서 4~12회에 걸친 소분할 치료가 주로 시행될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 방사선치료로는 치료에 충분한 선량을 안전하게 주기 어려웠던 위치의 병변이나 간기능 저하로 인한 간부전의 위험이 있을 때 중입자치료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군마대학병원에서 치료한 간암 환자의 2년 국소제어율은 92.3%에 달했다. QST의 임상연구에서는 5년 국소제어율 81%를 기록했다. 특히 종양의 크기가 4cm 이상으로 큰 경우에도 2년 국소제어율이 86.7%였고, 2년 생존율은 68.3%로 높았다.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익재 교수는 “중입자치료를 간암에 적용하면 치료 성적은 물론 치료 가능한 환자 범위를 늘릴 수 있다”며 “다른 암 치료법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연구 등을 이어가며 성적 제고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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