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배신자" 지지자들 몸싸움…난장판 된 충청 與합동연설
국민의힘 합동연설회장에서 지지자들끼리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국민의힘은 1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지지자들끼리 충돌이 일어난 건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정견발표 때였다. 한 후보의 연설이 시작되자 일부 참석자들은 "배신자, 꺼져라"라고 외쳤다.
한 후보는 이들을 말리려는 당직자들에게 "그냥 두시라. 소리쳐도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양측의 충돌은 거세졌다. 한 참석자가 “배신자”라고 외치며 의자를 집어던지려 하자 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에 한 후보는 고정됐던 마이크를 뽑아 들고 무대 앞으로 나가 "저에게 배신자라고 외치는 건 좋지만 다른 분의 의견을 묵살하지 말아달라. 다른 분에게 폭행하지 말아달라”며 “진정하자. 우리 정치가 보일 모습이 이런 수준이 아니다. 국민의힘의 정치는 이 수준이 아니지 않느냐”며 중재에 나섰다.
이어“우리가 이길 수 있는 길은 이런 이견 속에서 정답을 찾아내는 거고, 민주주의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우리가 그 길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실용주의와 유연성을 갖춘 선진보수정당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관순체육관 앞은 연설회 전부터 후보 지지와 상대후보 비방이 한데 섞여 소란스러웠다. 수천 명의 지지자가 몰리자 경찰은 병력 250여 명을 투입해 질서유지에 나섰다. 행사장 각 입구에는 경호원들이 배치돼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연설회 도중에는 일부 지도부의 발언 중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하는 등 어수선했다.
한편 한 후보는 이날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 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자발적으로 지지자들이 댓글을 단 게 잘못인가”라고 맞받았다.
그는 이날 합동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나 “혹시라도 돈을 주고 고용했다든가 팀을 운영했다든가 한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해당 의혹을 강제 수사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을 그런 식으로 폄훼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불법이 아닌 방법으로 (지지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범죄인 양 폄훼하는 것, 정치인의 자세일까”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후보는 “아는 바가 전혀 없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전혀 무관하다”며 “자기들 같은 줄 아나 보다”라며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와 관련 원희룡 후보는 이날 “최근 한동훈 후보가 법무부장관 시절 우호적 여론을 만들기 위해 여론조성팀이 있었고 심지어 댓글팀이 있었다는 폭로와 보도가 있었다”며 “여론조성팀과 댓글팀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중대 범죄 행위”라고 밝혔다.
원 후보는 “드루킹 사건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될 것”이라며 “야당도 당장 한동훈 특검법에 이 내용을 추가해 특검하자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특검을 반대하지만, 한 후보가 대표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 중대한 사법리스크로 정상적인 당대표 수행이 불가능하지 않을까”라며 “저는 특검을 막고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하는 국힘을 만들겠다”고 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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