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필요한 대주주…한양증권 매각 선회

신재근 기자 2024. 7. 15. 17: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 기자]
<앵커> 한양증권이 창립 68년 만에 매각을 공식화했습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있었던 매각설을 회사 측이 확인한 것인데, 인수 후보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증권부 신재근 기자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신 기자, 매각에 대한 한양증권 입장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한양증권은 "최대주주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에 확인한 결과, 지분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공시했는데요.

다만 어디에 매각할지, 얼마에 매각할지, 어떤 방식으로 팔 건지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했습니다.

한양증권이 매각 추진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지난 2008년에도 롯데그룹이 한양증권 인수를 시도했었는데, 그땐 "지분 매각을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엔 우리금융과 매각협상을 진행했지만 한양 측이 적극적이진 않았습니다.

<앵커> 한양재단 측이 매각 추진 사실을 인정한 것을 미뤄볼 때 급한 상황으로 보이는데요. 지난해에도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됐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고요?

<기자> 작년 말, 올해 초만 하더라도 재단이 한양증권을 당장 매각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급해 보이진 않았는데요.

증권업 진출을 선언한 우리금융그룹이 인수 시도에 나섰지만, 가격을 두고 이견이 있어 협상이 불발되기도 했습니다.

해당 사안에 밝은 증권 업계 관계자는 "우리종금 쪽에서 인수를 시도했다가 가격이 안 맞아 한양이 거절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양학원 산하에 있는 HYD한양(구 한양산업개발)과 한양대병원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HYD한양은 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건설사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재무상태가 좋지 못합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1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급감했고, 300억 원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또 4천억 원 넘는 우발부채도 갖고 있습니다.

한양대병원 역시 전공의 파업으로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해만 해도 자기자본이 10년새 2배 가까이 커지는 등 한양증권의 몸값이 높아져 파는 쪽이 좀 더 우세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반년 정도 지난 지금은 사는 쪽이 유리하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앵커> 파는 쪽이 급하다는 건데, 현재 거론되는 인수 후보들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인수 후보로 강성부펀드로 잘 알려진 KCGI와 10년 만에 다시 증권업에 진출한 우리금융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KCGI 강성부 대표에게 직접 물어보니 "당혹스럽다"며 "할 말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강 대표는 다만 "사모펀드(PEF)가 모든 M&A에 관심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는데요. 인수전 참전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시장이 KCGI를 인수 후보로 꼽는 건 자회사로 두고 있는 KCGI자산운용과 증권업 간 시너지 때문입니다.

우리금융그룹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데요.

우리투자증권은 다음 달 출범을 목표로 초기 인력과 시스템 구축에 한창입니다.

한양증권을 인수하게 되면 한양증권이 강점을 갖고 있는 IB 부문에서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됩니다.

다만, 한차례 한양증권 인수를 시도했다 실패한 데다 이미 지난 5월 포스증권을 인수했기 때문에 얼마되지도 않아 또다른 증권사를 인수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우리금융도 인수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입니다.

시장에선 한양증권 매각가가 2천억 원 정도로 높지 않고, 한양증권 대주주들이 40% 전체 매각이 아닌 일부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KCGI 등 사모펀드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신재근 기자 jkluv@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