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내수 부진에…中 2분기 4.7% 성장, 전망치 하회

오효정 2024. 7. 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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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올 2분기(4~6월) 중국 경제 성장세가 시장 예상보다 둔화한 모습을 나타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내수 부진이 쉽게 회복되지 않으면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3기의 경제 정책 방향을 제시할 주요 전체 회의가 개막한 가운데, 추가 부양책이 제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5.1%)와 1분기 수치(5.3%)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1~2분기 누적 성장률은 5%로, 정부 연간 목표치인 ‘5% 안팎’을 겨우 맞췄다.

두드러진 건 내수 부진이다. 이날 발표된 6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2%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2월(-1.8%) 이후 가장 부진한 수치로, 전망치(3.3%)와 전월 수치(3.7%)를 크게 밑돌았다. 소비 촉진을 위해 오래된 자동차‧가전을 교체할 경우 보조금을 주는 등 중국 당국이 각종 정책을 내놓았음에도 소비자들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가 고용시장 악화, 소비 둔화로 이어지면서 내수 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월 신규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4.5% 떨어지며 전월(-3.9%)보다 낙폭을 키웠다. 이는 2015년 6월 이후 최저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가격뿐 아니라 부동산 투자와 주택매매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장기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며 “부동산과 고용시장 불안이 산업활동과 고정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부과 조치가 더욱 강화하면서 중국 수출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프랑스계 금융그룹 크레딧아고리콜의 샤오지아 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2.0’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외 수요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내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추가적인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이날부터 나흘간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경제 현안에 대한 해법이 제시될지 주목하고 있다. 3중전회는 그간 중국 당국이 경제 정책 청사진을 선보이는 중요한 회의로 자리를 잡아 왔다. 일각에선 지방정부가 미분양 주택을 사들일 수 있도록 중국 인민은행이 돈을 지원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네덜란드 투자은행 ING의 린 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성장률 지표는 5%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여전히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몇 달간 추가 부양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3중전회에선 구체적인 부양책 대신 장기적‧근본적 문제에 집중한 포괄적인 대응책만이 나올 거란 시각도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해리 머피 크루즈 이코노미스트는 "급진적인 정책 변화는 지도부 실패를 시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추가적인 부양책 규모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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