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향해 "배신자" 외치자 국힘 지지자들 충돌

장재완 2024. 7. 1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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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합동연설회서 나경원·원희룡 공세 수위 높여... 한동훈 "앞으로 대응 않겠다"

[장재완, 심규상 기자]

▲ 국민의힘 합동토론회, 당원끼리 충돌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당원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15일 오후 9시 52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충남 천안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나경원·원희룡 후보가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맹공을 쏟아부었다. 원희룡 후보는 '여론조성팀 운영 의혹'을 들어 한동훈 후보를 공격했고, 나경원 후보는 "대권 욕심에 빠져 대통령 공격하는 분열의 후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 후보는 "오늘 부터 근거 없는 마타도어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후보간 공방이 과열되는 중 한동훈 후보 연설 중에는 지지자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가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합동연설회에서는 청년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진종오·김은희·김정식·박상현 등 4명의 후보와 장동혁·인요한·김형대·함운경·이상규·박정훈·김민전·김재원·박용찬 후보 등 9명의 최고위원 후보, 나경원·원희룡·한동훈·윤상현 후보 등 4명의 당대표 후보들이 나서 지지를 호소했다.

나경원 "대권 욕심에 빠져 대통령 공격하는 분열의 후보" 
 
 국민의힘 나경원 당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천안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심규상
 
각 후보 마다 7분씩 주어진 이날 당 대표 후보 연설에 가장 먼저 나선 나경원 후보는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대권 욕심에 빠져 대통령을 공격하는 분열의 후보' '야당 탄핵공세에 힘을 실어주는 이기적인 후보'라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이번에 뽑는 당 대표 임기는 2년이다. 그런데 대선 출마자는 내년 9월에 관둬야 한다"고 한동훈 후보를 겨냥한 뒤 "또 비대위, 또 전당대회, 듣기만 해도 지긋지긋하다. 얼마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가. 겨우 1년 동안, 뭘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자기 욕심 때문에, 전당대회가 이 모양 이 꼴 됐다"며 "대권 욕심에 빠져 대통령 공격하는 분열의 후보가 되면, 자중지란, 내부 충돌, 보수의 몰락이 불 보듯 뻔하다"라고 우려했다.

나 후보는 또 "당무개입, 국정농단, 이거 야당이 쓰는 말 아닌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한테 뒤집어씌운 혐의 아닌가"라면서 "그런 무시무시한 말들을 먼저 꺼내서 야당의 탄핵공세에 오히려 힘이나 실어주는 후보, 정말 이기적이고 위험하고 불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도대체 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는 급조된 후보도 마찬가지"라고 원희룡 후보를 겨냥한 뒤 "대통령에 찍소리도 못하고 끌려 다니는 당 대표는 절대 당의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고 짚었다.

나 후보는 끝으로 "오직 나경원만이 대통령과 정부에 힘 팍팍 실어주고 잘못하면 거침없이 쓴소리해서 우리 보수를 하나로 만들 수 있다"며 "싸워서 이겨본 사람. 우리 당과 정치를 가장 잘 아는 사람. 사심 없이 오로지 당 대표직 열심히 할 사람. 당대표 적임자, 감히 저 나경원이라고 말씀드린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원희룡 "특검은 곧 탄핵, 댓글팀 사실이라면 중대범죄" 
 
 국민의힘 원희룡 당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천안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심규상
 
원희룡 후보는 이날 '특검'과 '댓글팀 운영 의혹'을 거론하며 한 후보를 공격했다.

원 후보는 "특검은 반드시 저지해야만 한다. 특검은 곧 탄핵"이라며 "특검은 당의 분열과 대통령 탄핵을 노리는 거대야당의 계략이고 덫"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특검을 저지할 당대표를 세우지 않으면, 우리 모두 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대표와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이 정말로 같다면, 특검은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 당과 대통령이 다 같이 반대하는 특검에 찬성하면서, 대통령과 정치적 목적이 같다? 이해가 되느냐"고 따져 묻고 "특검을 저지해 탄핵열차가 출발 자체를 못하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또 "최근 한 후보가 법무부장관 시절, 한 후보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만들기 위한 '여론조성팀'이 있었고, 심지어 '댓글팀'까지 있었다는 폭로와 보도가 있었다"고 운을 띄운 뒤 "여론조성팀, 댓글팀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중대범죄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루킹 사건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될 것이다. 야당도 당장 한동훈특검법에 이 내용을 추가해 특검을 하자고 한다. 한 후보가 대표가 된다 해도 이 중대한 사법리스크로 인해 정상적인 당대표직 수행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후보는 끝으로 "탄핵은, 절대로 다시는 안 된다. 자신의 경험이 없다고 해서 7년 전 우리 당원들을 지옥을 경험하게 했던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을 하겠다는 것, 결코 안 된다"며 "저 원희룡이, 특검과 탄핵을 저지하여 당과 정부를 지키고 정권재창출의 길을 열겠다. 총선 참패의 상처를 회복해서, 강한 정당,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동훈 "근거 없는 마타도어에 대응 않겠다"... 지지자간 다툼엔 "진정해달라"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천안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심규상
  
반면, 한동훈 후보는 자신을 향한 공격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 후보는 "앞으로 저는 근거 없는 마타도어에 대한 대응을 제가 스스로 최소화함으로서 전당대회를 더 이상 혼탁해지는 것을 막겠다"고 자신을 향한 비판을 일축한 뒤 "국회에서의 싸움, 미래 걸림돌과의 싸움, 경쟁국들과의 부당한 싸움을 모두 이겨내고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 후보의 연설 도중 연설회장 중앙에서는 후보 지지자간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참석자가 "배신자"라고 외치며 연단을 향해 의자를 집어 던지려 했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실랑이는 경호원과 당직자들이 제지할 때까지 수십 초 동안 이어졌다. 물리적 마찰이 빚어진 과정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바닥에 쓰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후보는 연설 도중 "여러분, 진정해 달라. 국민의힘 정치가 보여줄 모습은 이런 모습이 아니다. 저에게 배신자라고 외치는 것은 좋으나 다른 분의 의견은 묵살하지 말라. 다른 분은 폭행하지 말라"면서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 국민의힘 합동토론회, 당원끼리 충돌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당원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소란이 쉽게 잠잠해지지 않자 "여러분 진정해 달라. 우리 국민의힘이 국민들에게 보여드려야 하는 모습은 이런 모습이 아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이 아니지 않는가"라면서 "우리는 이견을 존중하는 정당이다. 이견을 통해서 정답을 찾아가는 정당"이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길은 이견 속에서 정답을 찾아가는 것이고, 이견을 민주주의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그길로 가야한다. 국민들께서 원하시는 게 우리에게 원하는 건 그런 모습"이라고 역설했다.

한 후보는 또 "국민의힘은 미래정당 되겠다. 실용주의와 유연성을 갖춘 선진 보수정당이 되겠다"며 "우리는 실력 있는 보수정당 실력 있는 정부여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 실력으로 여러분의 신뢰로 대한민국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무작정 뭉치자는 구호가 아니라 정교한 전략으로, 저들과 똑같은 막무가내식 막말이 아니라 품격과 논리로 이기겠다"면서 "저 한동훈이 모든 싸움을 이겨내고 당의 화합을 이끌어 내겠다. 그 폭풍과 같은 변화의 시작에 함께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윤상현 "총선 참패 책임지는 사람 없다" 
 
 국민의힘 윤상현 당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천안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심규상
 
윤상현 후보는 자신이 청양 출신임을 강조하며 충청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실제 윤 후보는 대전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그는 "충청이 없으면 대한민국은 없다. 우리 충청은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공정한 마음으로 국가의 균형을 바로 세워 왔다. 그리고 국난이 있을 때는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희생했다"며 "그리고 우리 보수의 든든한 우군으로 언제나 큰 힘을 주셨다. 하지만 우리는 충청의 민심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충청의 아들 저 윤상현이 바꾸겠다. '충청민심회복 특위'를 만들고 충청의 민심을 귀담아 듣겠다"면서 "우리당과 정부의 전폭적이고 화끈한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지난 총선에서 우리는 괴멸적 참패를 당했다. 집권 여당 사상 최악의 참패였다. 더 심각한 것은 이번 참패가 예견된 참패였다는 것"이라며 "괴멸적 참패 이후에도 우리는 어떤 변화의 몸부림도 없이 공동묘지의 평화 속에 사실상 죽어 있다. 책임을 묻는 사람도,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었다. 총선에서 패배한 지 80일이 지나도록 백서 하나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도부를 꼬집었다.

윤 후보는 끝으로 "우리는 이런 당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 뜨겁게 분노해야 한다. 괴멸적 참패에 분노하고, 반성하지 않는 모습에 분노하고, 책임지지 않는 우리당의 비겁한 행동에 분노해야 한다"면서 "저는 이기는 정당, 민심이 윤심이 되는 정당을 만들겠다. 저는 구체적으로 우리당을 가치정당, 그리고 민생정당, 그리고 혁신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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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나경원, 원희룡, 한동훈, 윤상현(왼쪽부터) 당 대표 후보들이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 심규상
  
 15일 오후 천안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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