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인터뷰도, 대표팀을 위해서도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다

윤효용 기자 2024. 7. 1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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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에 대한 논란은 단순히 '낙하산식 인사' 때문만은 아니다.

홍 감독이 이번 대표팀을 위해 전혀 준비되지 않은 감독이라는 점이 인터뷰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홍 감독은 이임생 기술발전이사의 '한국축구를 부탁한다'라는 읍소에 대표팀 감독직을 얻었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뒤 가진 두 차례 인터뷰에서 한국축구의 방향성에 대해 시원하게 답변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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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인천] 윤효용 기자=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에 대한 논란은 단순히 '낙하산식 인사' 때문만은 아니다. 홍 감독이 이번 대표팀을 위해 전혀 준비되지 않은 감독이라는 점이 인터뷰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15일 오전 9시 30분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홍명보 대표팀 신임 감독의 첫 인터뷰가 열렸다. 지난 7일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뒤 13일 이사회 승인을 통해 공식적으로 부임한 홍 감독은 취임 후 공식 기자회견을 갖지 않고 곧바로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을 위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홍명보호는 출범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선임 절차부터 비정상적이라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면접을 철저히 준비한 외국인 감독들을 배제하고, 면접도 하지 않은 홍 감독을 감독직에 앉혔다. 일종의 채용 비리에 가깝다. 내정자가 있더라도 형식적인 면접을 진행하는 경우는 많지만 홍 감독에게는 이러한 형식도 갖추지 않았다. 홍 감독은 이임생 기술발전이사의 '한국축구를 부탁한다'라는 읍소에 대표팀 감독직을 얻었다. 반면 PPT 50장을 준비했고 '레프트백에 문제가 있다' 등 세심히 한국축구를 파악한 다비트 바그너 감독은 면접 탈락 소식을 홍 감독 선임 뉴스로 접한 뒤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가 내놓은 '홍 감독 선임 이유'도 설득력이 없었다. 지난 8일 열린 브리핑에서 홍 감독을 선임한 8가지 이유에 대해 설명했지만 평가기준 중 절반은 한국인 감독 선임을 위한 짜맞추기 기준에 불과했다. 전술적으로도 홍 감독이 한국축구에 맞는 지도자라고 했지만 실제 데이터로보나 경기 스타일로보나 협회가 내놓은 기술철학과는 부합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성급한 선임 절차만큼 홍 감독도 준비가 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뒤 가진 두 차례 인터뷰에서 한국축구의 방향성에 대해 시원하게 답변한 적이 없다. 지난 10일 광주전 이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면서 "정말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재능이 헌신, 희생 위에 올려놓으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저 포부를 대신할 수 있는 감성적인 말일 뿐 뚜렷한 방향성은 담기지 않았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5일이 지난 현재도 같았다. 새로운 코치들과 어떤 축구를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대표팀에 현재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라며 "결과적으로 우리 만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대표팀에 와서 정말 편안하고, 즐겁게, 강한 마음으로 축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라며 다른 대답을 했다. 이어 "축구협회에서 발표한 MIK라는 철학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긴 시간이 걸린다. 굉장히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앞에 있는 우리 팀을 어떻게 할 건지는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보겠다"라고 했다. 홍 감독 스스로도 아직 대표팀의 방향성에 대해 확신을 내리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준비가 됐다면 큰 틀에서라도 '어떻게 이끌어 가겠다' 정도의 설명을 내놨어야 했다. 


실전이라고 할 수 있는 월드컵 최종예선까지는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사단부터,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준비를 마친 감독이라면 부족하지는 않은 시간이다. 그러나 홍 감독은 시간이 없다. 외국인 코치 2명을 데려온 뒤 국내파 코치진을 꾸려야 한다.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만큼 취임 기자회견을 패스할 정도로 마음이 바쁘다. 이날 인터뷰도 단 10분이었다. 역대 감독 취임 첫 인터뷰 중 가장 짧은 시간이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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