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안되지만…이 회사가 ‘햇반 저단백밥’ 계속 만드는 이유

장주영 2024. 7. 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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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PKU가족캠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 CJ제일제당

즉석밥의 대명사 ‘햇반’ 제조사인 CJ제일제당은 희귀병인 페닐케톤뇨증(PKU) 환아들을 위해 16년째 관령 행사를 후원하면서 '햇반 저단백밥'과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양양군에서 열린 '제22회 PKU 가족캠프’에서 햇반 저단백밥’과 기부금을 전달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매년 개최하는 이 행사는 PKU 환아를 응원하고, 질병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CJ제일제당은 2009년부터 이 행사에 참여해왔다.

페닐케톤뇨증(PKU)은 선천적으로 아미노산(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희귀성 질환이다. 단백질 성분인 페닐알라닌을 먹으면 대사 산물이 체내에 쌓여 장애가 생기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평생 페닐알라닌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식단을 유지해야 하고 흰쌀밥도 먹을 수 없다. 햇반 저단백밥은 단백질 함유량이 낮아 PKU 환자들이 걱정없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제품은 2009년 PKU 질환을 앓는 자녀를 둔 CJ제일제당 직원의 건의로 만들어졌다. 당시 한국에는 저단백밥 제품이 없어 PKU 환우들을 일본 제품을 구매해 먹어야 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 가격이 비싼데다(개당 4000원 수준) 밥이 뭉개지고 딱딱해 아이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8억원을 투자해 한국식 저단백밥 연구개발에 착수했고, 7개월 넘는 연구와 테스트를 거쳐 일반 햇반의 10분의 1 수준으로 단백질 함유량을 낮춘 제품을 개발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저단백밥으로 수익 면에선 거의 얻는 게 없다고 한다. 쌀 도정 후 단백질 분해 등 시간이 오래 걸리는 특수 공정을 거쳐야 해 일반 햇반보다 생산 시간이 10배 이상 소요된다. 그만큼 드는 비용이 크고 생산효율이 떨어지니 수익성과도 거리가 멀다. 회사 관계자는 "햇반은 한해 6억개 이상이 판매되는 효자 상품이지만, 햇반 저단백밥은 16년간 250만개 정도 판매됐다”면서 “PKU 환자나 저단백식이 필요한 환자가 아니라면 굳이 이 제품을 구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돈이 되는 제품은 아니지만, 환우들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꾸준히 생산을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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