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미지 바꾼다" SPC차남 허희수 '등판' …구글 손잡은 '배라'
배스킨라빈스, 구글 AI '제미나이' 활용 아이스크림 공개
SPC, AI 활용 배스킨라빈스 기점으로 그룹 전반으로 확대
허영인 SPC 회장 차남인 허희수 비알코리아 전략총괄임원(그룹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허 회장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경영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차남이 공식 등장하면서 후계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허 부사장은 1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워크숍 바이 배스킨라빈스(워크숍)'에서 신제품 출시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기업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시도할 것"이라며 "그동안 많은 오해를 받았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저희가 많이 성장해서 더 좋은 기업, 고객들한테 사랑받을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라 기점으로 그룹사 전반으로 AI 활용 확대"
배스킨라빈스는 이날 AI 기술을 동원해 개발한 여름 한정 메뉴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를 공개했다. 신제품은 구글플레이의 최신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활용해 개발됐다. 구글플레이의 4가지 로고 컬러에 어울리는 원료를 질문과 답변하는 방식으로 개발됐으며, 여름 시즌 인기 검색 키워드를 반영한 구글플레이 로고 컬러의 비주얼과 원료 구성을 제안받아 배스킨라빈스의 기술을 조합해 완성했다.
이는 워크샵에서 차세대 상품 개발 모델인 'AI NPD(New Product Development) 시스템으로 개발한 ‘오렌지 얼그레이’에 이어 배스킨라빈스의 두 번째 AI 기반 아이스크림이다.
허 부사장은 이날 "IT와 식품 각각 다른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두 기업이 진보한 기술로 새로운 브랜드 혁신을 보여준 것”이라며 평가했다. 그는 "구글의 최신 AI 제미나이가 제안한 제품 아이디어를 배스킨라빈스가 구체화해 전국 매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제품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SPC가 80년간 쌓아온 연구·개발(R&D) 기술과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허 부사장은 향후 그룹 전반으로 AI 기술 활용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배스킨라빈스에서 시작했지만 앞으로 삼립식품, 파리바게뜨까지도 AI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SPC그룹은 AI를 비롯한 차세대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 수요와 트렌드를 겨냥한 제품 개발을 지속하고, 이를 발판 삼아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영향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PC그룹 경영 공백 속 차남 부상 눈길
허 회장을 비롯한 SPC 경영진들이 줄줄이 재판을 받고있는 가운데 허 부사장이 신제품 출신 현장에 직접 나서 기업의 청사진을 밝히면서 SPC그룹의 후계 구도가 주목을 받고있다.
허 회장은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 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사측에 비판적인 활동을 이어가자 2021년 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이 지회 소속 조합원 570여명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SPC 그룹은 허 회장의 두 아들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과 허희수 부사장이 모두 승계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장남인 허진수 사장은 2005년 파리크라상 상무로 입사했고, 2014년 파리크라상 글로벌 비즈니스유닛(BU)장을 맡은 이후 북미와 유럽 등 해외 거점에서 파리바게뜨 브랜드 확장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2021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허 사장은 2019년 3월 중국에 SCP 텐진 공장을 준공하고 같은 해 4월에 싱가포르 주얼창이 입점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했고, 2021년에는 합작법인(JV) 전략으로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 잇달아 진출하는 등 해외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해외 매장 수 확대에 집중하며 공격적인 출점을 이어가고 있다.
차남인 허 부사장은 2007년 파리크라상에 상무로 입사해 ‘쉐이크쉑’의 국내 시장 안착을 주도하며 2016년부터 SPC그룹 부사장직을 맡고 있다. 다만 2018년 마약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재판을 받은 후 업무에서 배제됐지만 3년 만인 2021년 11월 SPC그룹의 네트워크 시스템 관련 계열사인 섹타나인의 신규사업부 책임임원으로 선임됐다.
이후 2022년 베스킨라빈스 등을 운영하고 있는 자회사 비알코리아 전략 총괄임원으로 선임되면서 섹터나인과 함께 비알코리아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AI를 적용한 공간 '워크숍 바이 배스킨라빈스'를 오픈하는 등 AI를 활용해 배스킨라빈스 브랜드 혁신에 나서고 있다.
구글플레이 로고색 입힌 신제품…여름 시즌 한정
이날 선보인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는 가벼우면서도 청량감이 가득한 여름 대표 과일을 활용한 플레이버 조합이 특징이다. 빨강·노랑·초록·파랑의 구글플레이 로고의 색을 각각 망고·오렌지·사과·패션프루트 등 4가지 샤베트와 소르베의 조합으로 형상화해 시각적인 즐거움도 더했다. 고은경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개발팀 연구원은 “유지방이 낮아 청량감이 좋은 샤베트와 소르베가 어우러져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리프레쉬하기 좋은 맛”이라고 설명했다. 구글플레이와의 이색적인 프로모션으로 탄생한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는 여름 시즌 한정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구글플레이의 케이 신 아태지역 플랫폼 앤 디바이스 총괄은 “제미나이는 텍스트부터 이미지, 영상 등의 데이터를 이해하는 AI인 만큼 개발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냉장고에 있는 재료 사진 등을 제공해 레시피 추천을 받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구글은 제미나이를 통해서 앞으로도 AI 발전을 선도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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