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기적이라고 말해" 트럼프, 피습 후 연설문 다시 썼다...대권 자신감
"우리나라를 하나로 모을 기회다. 나는 그 기회를 얻었다." 유세장에서 피습 당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오는 18일(현지시간) 예정된 공화당 후보 수락 연설문을 다시 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가 (살아남은 것이) 기적이라고 했다"며 피격 당시를 '초현실적 경험'이라고 정의했다. 피습 이후 성사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서는 "좋았다"면서 "그가 친절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습 다음날인 14일(현지시간) 보수성향의 워싱턴이그재미너 인터뷰에서 "당초 목요일(18일)에 하려던 연설은 엄청났을 것이다. 이런 일(피습)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가장 놀라운 연설 중 하나가 됐을 것"이라면서도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완전히 다른 연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초 연설이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내용으로 자신의 유권자 기반을 자극하는 데 중심을 뒀다면 새롭게 작성된 연설은 전날 유세장 피격 이후 대선 구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15일부터 시작되며 마지막날인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보 공식 수락 연설이 진행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사의 요구에 부합하는 연설이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를 하나로 모을 기회이며,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습 직후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계층과 정치적 배경의 사람들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도 "온 나라, 심지어 온 세계를 하나로 모을 기회"라며 "연설은 이틀 전과는 크게 다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총격 당시 자신이 화면에 표시되는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해 몸을 돌린 덕택에 살아남았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나는 군중에게서 눈을 떼는 일이 잘 없다"면서 "그 순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오늘 대화를 나누고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습 직후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군중을 향해 주먹을 들어 올린 이유에 대해서는 "사람들에게 내가 괜찮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미국은 계속되고, 우리는 전진하며, 우리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순간 사람들에게 나오는 에너지, 그저 그들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설명하긴 어렵지만 세상이 지켜보고 있음을 알았다"면서 "역사가 이를 판단할 것임을 알았고 괜찮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이그재미너는 해당 장면을 포착한 사진이 2024 대선의 상징적 이미지가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공개된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도 "죽을 뻔 했다"며 피격 당시를 '초현실적 경험'이라고 정의했다. 오른쪽 귀에 큰 붕대를 두른 그는 "의사가 이런 걸 본적이 없다고 했다. 기적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피습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밀경호국 요원들에 의해 무대에 내려론 이후에도 지지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했으나, 요원들이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병원으로 갈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총격 직후 요원들이 마치 '라인배커(Linebacker, 미식축구에서 중요한 수비 포지션)'처럼 달려드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요원들에게 감사도 표한 후 총격범을 정확히 쏜 것에 대해서도 "환상적인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장에서 총격범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다 목숨을 잃은 50대 전직 소방관 코리 콤퍼라토레씨의 장례식에 참석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뒤에 서 있는 보좌진에 "(사망자와 부상자) 숫자를 확인해달라. 병원에 가서 모든 가족에게 전화하고 싶다"고 지시했다.
이밖에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좋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매우 친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두 건의 기소를 취하하도록 법무부에 지시하겠다는 것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개된 워싱턴이그재미너와 뉴욕포스트의 인터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장소인 밀워키로 향하는 기내에서 약 30분간에 걸쳐 이뤄졌다. 전용기에 동승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낙관주의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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