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쯔양님 죄송, 황금폰 냈다"…檢 몰려온 유튜버들 '춤판'

김정민, 왕준열 2024. 7. 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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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유튜버 쯔양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 의혹을 받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15일 검찰에 자진 출석했지만 조사를 받지 못하고 돌아갔다.

유명 유튜버 쯔양의 과거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은 유튜버 구제역(이준희)이 15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자진 출석하는 모습을 다른 유튜버가 생중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제역은 이날 오후 2시 1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그는 “저의 실수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아픈 상처가 공개된 쯔양님과 쯔양님 팬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도 “이곳에 온 이유는 쯔양님 사건에 대한 모든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기 위함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대한민국 최고 학부 카르텔을 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제역은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주장한 인물 김모씨와 과거 나눈 것으로 보이는 대화 녹취를 재생하며 약 20분간 자신이 “대한민국 최고 학부 카르텔에 협박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신변 보호 요청을 하기 위해 왔다”는 초반의 언급은 후반부 “신변 보호는 수사관님들이 판단할 내용”이란 말로 바뀌었다.

유튜버 구제역(이준희)이 1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자진 출석하며 쯔양 협박 사건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구제역은 자신이 연루된 쯔양 사건과 관련해서는 “쯔양님에게 공갈 협박을 한 사실이 없다”며 “그에 대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공개한 음성 녹취와 오늘 검찰에 제출할 제 휴대전화에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쯔양을 협박해 받아냈다는 의혹이 불거진 5500만원에 대해서는 “쯔양 측이 리스크 관리를 위한 용역을 부탁해 어쩔 수 없이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5500만원은) 직접 돌려주거나, 쯔양님이 받기 원하지 않으면 공탁을 통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5일 유튜버 구제역(이준희)의 서울중앙지검 자진 출석을 앞두고 대기 중인 또다른 유튜버가 시청자 후원을 받고 춤을 추고 있다. 김정민 기자

끝으로 구제역은 ‘사이버 레커’를 향한 비판과 관련 “익명 레커들의 아무런 책임 없는 폭로전에는 굉장히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제가 사이버 레커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많은 분들이 저를 사이버 레커로 불러주신다면 저는 사이버 레커가 맞다. 앞으로 사이버 레커라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성실하게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구제역의 출석 모습을 생중계하기 위한 여러 유튜버들이 모여들며 소란이 일었다. 셀카봉과 휴대전화를 든 이들은 구제역의 입장 발표 도중 “제역이형 얼마 받았어” “물타기하지 마라” “(장기렌트한) GV80은 팔았냐” “5500만원 언제 돌려줄 거냐” 등을 외쳤다. 구제역을 기다리는 동안 시청자로부터 후원을 받고 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춤추는 리액션을 선보인 이도 있었다.

유튜버 쯔양을 협박한 혐의를 받는 유튜버 구제역(이준희)이 15일 서울중앙지검 종합민원실에 자진 출석해 증거를 제출하고 있다. 김정민 기자

발언을 마친 구제역은 오후 2시 30분쯤 중앙지검 종합민원실로 들어갔다. 약 40분간 관련 서류를 작성하거나, 틈틈히 자신의 기사를 검색해보던 구제역은 민원실을 나와 “황금폰 1대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적은 없었던 탓에 별도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구제역의 자진 출석 이후 관련 사건 7건을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 정현승)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 사건을 배당받았던 서울중앙지검은 “주거지·범죄지 등 사건 관할이 있고 다수의 관련 사건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수원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쯔양 측 변호인인 김태연·김기백 변호사는 이날 유튜브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유튜버 구제역, 유튜버 주작감별사(전국진), 유튜버 범죄연구소 및 익명의 협박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쯔양은 이미 여러 피해를 입어 심신이 매우 피폐해진 상태에서 원치 않는 내용의 계약서까지 작성해야 했다”며 “지금도 악의적인 억측이 포함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선처 없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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