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욕하는 연설문 싹 다 수정…트럼프, 총 맞은 뒤 확 달라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할 대선 후보 수락 연설문을 지난 13일 자신을 겨냥했던 총격 사건 이후 새로 썼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던 것에서 미국을 하나로 만들자는 내용 위주로 바꿔 연설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총격 사건으로 대선 구도가 급격히 자신에 유리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통합을 한층 강조한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뉴욕포스트 기자에 “나는 부패하고 끔찍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정말 강경하고 훌륭한 연설을 준비했었지만 폐기했다”며 “우리나라를 통합하기 위한 새로운 연설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사람들이 너무 분열돼 있다”며 “어떤 사람들은 개방된 국경을 원하고 어떤 사람들은 원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남성들이 여성 스포츠팀에서 뛰길 원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럼에도 “성공이 나라를 단결시킬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성공을 의미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보수 성향 매체 워싱턴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도 “내가 목요일(18일) 하려 했던 연설은 굉장했을 것이다. 이 일(총격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가장 믿기 어려운 연설 중 하나가 됐을 것”이라면서 자신의 기존 연설문이 대체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완전히 다른 연설이 될 것”이라며 “이것은 나라 전체와, 세계 전체가 함께 뭉칠 기회.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강조했다. 11월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15일부터 시작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공식 수락 연설은 마지막 날인 18일로 예정돼 있다.
트럼프의 이러한 행동은 총격 사건으로 승리 확률이 높아졌다는 판단 하에 지지층을 넘어 중도층으로 표심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는 뉴욕포스트에 총격 사건으로 자신이 매우 유리해졌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트럼프 캠프 측도 총격 사건을 소재로 바이든 진영을 자극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크리스 라시비타 트럼프 대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 캠프 관계자들에게 총격 사건을 언급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고, 총격 사건의 책임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있다고 비판한 글들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직후 비밀경호국(SS)이 자신을 무대에서 대피시키던 당시 주먹을 불끈 쥐고 들어 올렸던 것에 대해 “사람들에게 내가 괜찮다(OK)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그리고 미국은 계속 굴러가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우리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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