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서울·수원 오가며 재판받는다…'대북송금' 병합 불허

김준영 2024. 7. 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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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수원지법에서 재판을 받는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병합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1부는 15일 “이 전 대표의 토지관할병합심리 신청 사건을 기각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전민규 기자


이 전 대표는 지난달 12일 수원지검이 수사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제3자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지난 1일 법원에 이같은 신청서를 냈다. 이미 중앙지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대장동ㆍ백현동ㆍ성남FCㆍ위례신도시(이하 대장동) 사건 ▶위증교사 혐의로 재판을 받는 만큼, 한 곳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취지였다.

이 전 대표가 병합 심리를 요청한 사건은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가 심리 중인 대장동 사건이다. 병합 신청은 ‘토지관할이 다른 여러 개의 관련 사건이 각각 다른 법원에 계속된 때, 상급법원 결정으로 한 개 법원이 병합 심리하게 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6조에 근거했다.

이 전 대표가 신청서를 제출한 건 재판 출석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4개 재판이 동시에 돌아가는 만큼, 최대 주 4회까지 법정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존엔 서울 여의도 국회와 비교적 가까운 중앙지법(주행거리 기준 14㎞)만 갔지만, 새로 배정받은 수원지법은 국회에서 41㎞ 떨어져 있다.

일각에선 이 전 대표 사건이 배당된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가 지난 6월 쌍방울 사건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던 점이 병합 신청과 관련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민주당은 신진우 부장판사에 대해 “퇴출당해야 한다”(민형배 의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검찰은 병합을 반대해왔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0일 대법원에 “대장동 사건과 대북송금 사건은 범행 시기(경기도지사-성남시장), 쟁점(대북 사업권 뇌물-부동산 개발 비리ㆍ인허가 관련 뇌물), 관련자들이 전혀 상이하다”며 “이 전 대표의 병합 신청은 오직 재판 지연과 선고 회피를 위한 신청으로써, 허용돼선 안 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어 검찰은 “중앙지법 사건 중 대장동 등 개발 특혜 부분은 심리가 끝나면 신속히 변론을 분리해 먼저 선고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며 “변론 분리를 고려해야 할 상황에서 전혀 무관한 대북송금 사건을 병합한다면 심리 지연으로 재판이 지연되고 실체적 진실 발견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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