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발작성 기침 '백일해' 전국적 유행 확산 중"

올 4월 중순부터 크게 증가, 6월부터 가파르게 상승... 올 7월 기준 6986명, 소아·청소년 중심

[유창재 기자]

▲ 질병관리청은 15일 올해 백일해 환자가 6986명(2024년 7월 6일 기준, 의사환자 포함)으로 전국적으로 유행이 확산 중이라고 밝혔다. ⓒ 질병관리청

 
발작적으로 기침하며, 기침 후 구토나 무호흡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백일해' 환자가 국내에서 영유아나 소아·청소년 중심으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미국, 유럽, 영국 등 백신 접종률 높은 외국에서도 백일해가 확산되고 있어 전 세계적인 유행 상황임이 확인돼 방역 당국이 백일해 발생 현황을 점검하고, 전문가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 아래 질병청)은 15일 "올해 백일해 환자가 6986명(7월 6일 기준, 의사환자 포함)으로 전국적으로 유행이 확산 중"이라며 "백일해균(B.pertussis)과 근연종(B.holmesii)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임을 확인하여 백일해 발생 현황을 점검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였다"고 밝혔다. 

참고로 '근연종'이란 유전적으로 유사한 한 가지 속(屬)에 속한 서로 다른 종(種)을 일컬으며, 백일해의 경우 백일해균(種)이 속한 보르데텔라속(屬)균 중 백일해균 이외 종이 백일해균의 근연종이다. 대표적인 근연종으로 파라백일해균(B.parapertussis), 홈자이균(B.holmesii) 등이 있다고 한다. 
 

▲ 과거 6년(2018∼2023년) 대비 주별 백일해 (의사)환자 발생 추이 비교(‘24.7.6. 기준; 명) ⓒ 질병관리청

 
질병청에 따르면, 백일해는 올해 4월 중순부터 발생이 크게 증가했고, 6월부터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13~19세가 59.1%인 4126명) ▲7~12세가 32.9%인 2296명으로, 7~19세 소아청소년이 전체의 91.9% 6422명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 1594명(22.8%) ▲경남 1455명(20.8%) ▲인천 946명(13.5%) ▲서울 678명(9.7%)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질병청은 "올해 백일해 신고환자 역학조사 결과(2173명)를 분석한 결과, 환자의 대부분이 기침(99.4%)이 있었고, 발작성 기침(21.5%)과 웁소리(whooping, 16.7%)는 일부에서 확인됐다"면서 "환자 평균 연령은 16.1세, 증상발생일부터 진단까지는 평균 3.8일이 소요되었고, 21.6%의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올해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백일해 확산세가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질병청은 "미국은 7.6일 기준으로 7847명의 환자가 보고되어 전년도 같은 기간(2425명) 대비 약 3.2배 증가했으며, 영국은 잉글랜드 지역에서 5월 말까지 7599명의 환자가 보고 되어 전년도 같은 기간(2591명) 대비 약 2.9배 증가했다"면서 "이 중 1세 미만은 522명(전체의 6.8%) 발생, 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 지역에서는 올해 첫 3개월 동안 총 3만2037건의 사례가 보고돼 2023년 1년간 누적 발생인 2만5130건)을 초과했고, 유럽연합 소속 30개국 중 17개국에서 11명의 영아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영국의 보건안보청(UKHSA)과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백일해가 3~5년 주기로 유행하며, 1세 미만 영아가 3회의 기초접종을 적기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질병청이 부연했다. 
 

▲ 2024년 환자 증상 및 역학 분석 결과(‘24.6.22. 기준; 명) ⓒ 질병관리청

 
질병청은 "백일해 유행 확산 상황에서 민간검사기관이 최근(6월 5~25일) 백일해균 양성으로 신고한 검체를 수집하여, 유전자 증폭 검사를 통해 병원체를 추가로 분석했다"면서 "그 결과 총 234건 중 백일해균(B.pertussis)이 68%(159건), 홈자이균(B.holmesii)이 24.7%(60건), 기타 보르데텔라속균(B.spp.)이 6.4%(15건) 검출됐고, 백일해균 및 근연종이 동시 유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질병청은 지난 12일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전국적인 발생과 백일해균과 근연종의 유행까지 포함한 국내외 유행 상황 및 대응 방안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논의를 진행했다. 

이때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국내 발생은 증가했지만 1세 미만 고위험군 발생은 매우 적고, 우리의 높은 예방접종률과 신속한 진단·치료 상황 등을 고려 시, 국민들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면서 "다만 1주 이상 기침 또는 확진자 접촉 이후 유증상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신속하게 진료를 받는 것은 조기 치료와 전파 예방에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무엇보다 중증 합병증 등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1세 미만 영아'가 빠짐없이 2·4·6개월에 적기 접종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3기 임신부와 1세 미만 이외 고위험군(면역저하자, 중등증 이상 만성폐쇄성 폐질환자), 영아 돌봄종사자, 65세 이상 성인에게도 예방 접종(Tdap 접종)을 적극 권고할 것을 제언했다. 

이에 따라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의료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유행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민간의료기관 백일해 양성검체에 대한 전수 공공(보건환경연구원) 분석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면서 "국내 면역도 분석 등도 추진하면서 유행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 청장은 "소아·청소년 중심으로 유행이 확산되는 추세임을 고려하여, 학부모와 선생님은 일상생활에서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 기침 예절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도를 해줄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지 청장은 "백일해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1세 미만 영아의 적기 접종(생후 2-4-6개월) 및 추가접종(15-18개월, 4-6세, 11-12세) 놓치지 않기, 만성폐질환 등 고위험군, 영아 돌봄종사자, 65세 이상 성인, 임신부(3기)는 반드시 백일해 백신(Tdap)을 접종하고, 국가접종에서 상대적으로 접종율이 낮은 11-12세(6차 접종 대상자)도 적기에 접종해 줄 것"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