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이 총 겨누자 몸 숨긴 경찰…그 사이 트럼프 향해 총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유세 중 총격을 당하자 경호 당국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는 가운데 당시 경찰관이 총격 직전 범인을 마주쳤다는 증언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은 유세가 열렸던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의 지역 경찰 마이클 슬루프가 총격 직전 범인 토마스 매튜 크룩스(20)를 마주쳤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당시 경찰관들은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색을 시작했다.
이내 유세 장소에서 약 137m가량 떨어진 건물 지붕에서 크룩스를 발견했고, 지붕 위로 올라섰다. 크룩스는 경찰을 향해 총을 겨눴고, 해당 경찰관이 몸을 숨긴 사이에 총소리가 울렸다.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크룩스를 사살하기까지 총 5차례의 총격이 이뤄졌다.
슬루프는 유세 전 지난 3일 백악관 비밀경호국과 주 경찰 등이 경호 관련 회의를 했지만 총격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슬루프는 "분명한 보안 실패였다"며 "위협이 있는 것을 알았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지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지붕 위에 있는 크룩스를 발견하고 경찰에 이를 알렸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CNN에 "그 남자가 지붕에서 지붕으로 움직이는 것을 봤다. 경찰에게 (총격범이) 지붕 위에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총격이 있기 전 범인이 보안 구역 밖에서 소총을 들고 있는 모습을 봤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장소로부터 불과 120m 떨어진 거리에서 총격이 이뤄졌다. 저격이 가능한 거리인데도 이곳이 보안 경계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밀경호국은 대통령과 대선 후보 등 주요 정치인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는데, 보안 구역 내에서는 어떠한 무기도 허용하지 않는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루이지애나) 등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제임스 코머 하원의원(캔터키)은 킬벌리 친틀 비밀경호국 국장에게 청문회에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소속 루빈 가예고 애리조나주 하원의원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암살 시도 이후로 본 적 없는 가장 심각한 수준의 보안 실패"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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