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에 중국도 들썩…관영매체 "美 정치폭력 악순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에 중국 관영 매체들은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각종 1인 매체와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밝히는 가운데, 검열 당국은 보도나 댓글에 특별한 제한을 가하지 않았다.
14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에서 10번째 꼭지로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발표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암살 미수 사건을 당했다고 전했다. 국제뉴스로는 비중 있는 51초 분량으로 보도됐다.
중국 최대 SNS 플랫폼인 웨이보(微博)에서는 트럼프 저격 관련 검색 해시태그가 수억 건의 클릭을 기록하며 인기 검색어 1~2위를 차지했다. “#트럼프 오른쪽 귀 관통” 해시태그는 15일 정오까지 8.2억건, “#트럼프 총격” 6.3억 건 등을 기록하고 있다.
관영 매체들도 비중 있게 보도했다. 광둥성 남방도시보와 베이징 신경보 등 대도시 신문은 국제뉴스 두 개 면에 걸쳐 총격 당시 상황과 미국의 언론 반응, 중국의 미국 전문가 인터뷰 등 다양한 기사를 게재했다. 국수주의 성향의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1·2면과 4면에 피격 기사를 게재했다.
반면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면에 1단으로 싣는 데 그쳤다.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위문을 표시했다는 외교부 대변인의 발표를 게재했다. 다만 중국 신문들은 미국이나 타국 매체와 달리 암살 시도 직후 트럼프가 성조기 배경으로 주먹을 불끈 쥔 모습을 찍은 AP통신의 사진은 게재하지 않았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 정치 상황을 비난했다. 왕융(王勇) 베이징대 미국연구센터 주임은 15일 환구시보 기명 칼럼에서 “미국 정치의 양극화와 정치 폭력이 생겨난 이유는 미국 사회에 만연한 심각한 빈부 격차와 사회의 변화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현재 정치적 양극화를 개선하지 못하면 더 많은 정치 폭력의 악순환과 사회적 불안정이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매체는 트럼프 피격에 따른 미국 대선 결과에 주목했다. 왕진(王晉) 국제문제 전문가는 베이징 신경보에 “트럼프 피격 후 동정 여론이 발생하면서 선거 결과에 긍정적 신호가 됐다”며 “이번 피격을 몇 달 뒤 돌이켜보면 미 대선의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당선을 예측한 발언이다.
홍콩 매체는 경제적인 영향에 주목했다. 홍콩 성도일보는 15일 “(트럼프의) 대중국 강경 태도로 인해 중국과 홍콩 주식시장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수입 관세를 대폭 올리겠다는 주장은 미국의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지만, 연방준비은행에 이자율 인하를 압박하면서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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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격 두 시간 만에 中 쇼핑몰에 T셔츠 등장
발 빠른 상술도 화제에 올랐다. 미국 AP 통신이 암살 시도 직후 트럼프의 사진을 배포한 시간은 오후 6시 31분(미국 현지시간)이었다. 그런데 2시간 여 만에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에 해당 사진을 인쇄한 티셔츠가 올라왔다. 25세의 타오바오 판매상 리진웨이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총격 사건 뉴스를 보자마자 티셔츠를 인쇄도 하지 않은 채 타오바오에 올렸고, 3시간 만에 중국과 미국에서 2000장 이상의 주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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