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계열 벤츠 판매사 대표이사, 동성 영업직원 4명 성추행"

김형호 2024. 7. 1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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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직원 등 매장 앞서 기자회견 "팀장의 직원 폭행, 세금 떠넘기기도...회사는 2달째 침묵"

[김형호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와 신성자동차지회가 15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메르세데스 벤츠 딜러사 '신성자동차' 본점 앞에서 이 회사 대표이사의 동성 직원 추행, 팀장의 직원 갑질, 팀장 등 일부 직원 탈세 의혹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형호
[기사 보강 : 15일 오후 3시20분]

효성 계열의 수입자동차 판매회사에서 대표이사의 동성 직원 성추행, 상사의 폭행, 후배 영업직원에 대한 세금 신고 떠넘기기가 자행됐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는 15일 금속노조 신성자동차지회와 함께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메르세데스 벤츠 딜러사 '신성자동차'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회사 대표이사 등의 범죄 의혹을 고발했다.

노조 측이 제기한 이 회사 범죄 의혹은 크게 3가지다. 대표이사의 영업직원 4명 강제 추행, 팀장 등 상사에 의한 직원 폭행 및 갑질, 팀장 등의 탈세 의혹이다.

노조는 대표이사 최아무개(52)씨의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2024년 1월 4일 밤 9시께 광주 동구 소재 맥주집에서 열린 직원 회식 과정에서 대표이사가 30~40대 남성 직원 4명을 추행했다"고 밝혔다.

"대표이사가 영업직원 A 씨를 자기 옆자리로 불러 앉힌 후 술을 권하다 갑자기 A씨의 얼굴을 붙잡고 키스를 하려 했고, A씨가 얼굴을 돌려 피하자 혀로 볼을 핥았다"고 노조 측은 밝혔다.

노조는 "남성 직원 4명이 유사한 방식으로 추행을 당했고, 한 직원은 강제로 키스를 당했다"며 "대표이사는 업무상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감독을 받는 직원들을 강제로 추행했다"고 했다.

노조는 지난 5월 24일 회사 측에 공문을 보내 가해자(대표이사) 분리 조치 및 범죄 신고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법무법인 조사 의뢰 말고는 후속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팀장과 차장 등 고참직원들이 20~30대 팀원들을 폭행한 사실도 공개했다.

B팀장의 경우 뼈나 휴지 등을 버리기 위해 식당 테이블에 놓인 스테인리스 통에 소주 1병과 맥주 1병을 따른 뒤 욕설을 하며 마시라고 강권했고, 술을 거부하면 뺨을 때리고 안주와 술을 팀원에게 뿌리는 등 폭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다.

일부 팀장이나 차장의 경우 온라인 단체 채팅방에서 일상적으로 욕설을 하고 구두 수선 등 개인 심부름도 수시로 시켰다고도 했다.
 
 15일 메르세데스 벤츠 딜러사 '신성자동차' 광주 본점 앞에서 노동자들이 이 회사 대표이사의 동성 직원 추행 등 비리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형호
B팀장과 '판매실적 1위' C 차장은 세무지식이 부족한 20대 청년 직원들에게 세금 신고를 떠넘기는 방식으로 탈세하고, 문제를 제기하면 되레 폭언을 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B팀장과 C차장이 2023년 5~6월부터 2024년 1월까지 각각 4970만 원과 7180만 원의 소득신고를 후배 직원 4명에게 떠넘겼다고 회사 측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회사 측은 후속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성추행 피해자라고 밝힌 한 직원은 "그때를 생각하면 치욕스럽고 부끄럽다. 내생에 이런 치욕은 처음이었다"며 "잘못은 대표이사가 했는데 내가 왜 부끄러워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당시 추행 현장을 여러 직원들이 함께 목격했다. 대표이사가 부인한다고 해서 없던 일이 되지 않는다"며 "경찰과 회사 측이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신성자동차 영업직원들은 4대보험 노동자가 아니라 이른바 3.3% 세금을 납부하는 프리랜서로 고용된 특수고용노동자"라며 "회사가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하면 해고되는 처지로 최근에도 실적 부진을 이유로 2명이 해고됐다"고 전했다.

이어 "강제 추행 피해자들은 성적 수침심으로 큰 충격을 받고 트라우마를 겪었지만, 불이익 두려움 때문에 내색하거나 신고하지 못했다"며 "그러던 중 지난 4월 금속노조 신성자동차지회가 결성되고 나서 각종 추문이 노조에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효성 3남 조현상이 지배하는 회사... 대표 즉각 해임하라"

신성자동차는 효성기업집단에 속한다. 신성자동차 최대주주이자 실질적 지배자는 42.86%의 지분을 보유한 ㈜에이에쓰인데, 이 회사는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광주에 판매 대리점 2곳과 수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판매 영업직원은 약 50명이고, 정비 등 서비스 직원은 약 160명이다.

노조 측 기자회견 후 피해를 주장하는 직원들은 대표이사 최씨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팀장 B 씨를 폭행 혐의로 광주광산경찰서에 고소했다.

또한 탈세 혐의를 받는 팀장 등 2명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고발했다.

노조 측은 "신성자동차가 대표이사 최씨를 즉각 해임하고, 문제를 일으킨 직원들에 대해 즉각 합당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신성자동차를 사실상 지배하는 조현상 부회장과 효성그룹,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측을 상대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신성자동차 "성추행 건은 외부 기관 통해 조사 중...나머지 의혹 회사와 관련 없어"

신성자동차 측은 기자회견 뒤 입장문을 내고 "경영진 성추행 관련, 회사는 공정한 진행을 위해 외부 기관을 통해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폭행 및 탈세 의혹과 관련해서는 "회사와는 무관한 일로 판매 위촉 개인사업자 간 식사자리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는 정상적으로 판매실적 및 프로모션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였고, 사업 소득세도 납부했다"고 했다.

대표이사 최씨는 "회사 측에 문의해달라"고만 말했다.
 
 15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메르세데스 벤츠 딜러사 '신성자동차 광주 수완점' 앞에 대표이사의 판매영업직원 성추행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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