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반도체주…어느 장단에 춤출까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
<앵커> 최근 미국의 반도체 기업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우리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추세적으로 우상향인 건 맞지만 당일 등락폭이 확연히 커진 모습입니다.
산업부 전효성 기자와 반도체 업황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전 기자, 요즘 반도체 기업 주가가 가상화폐보다도 더 큰 등락폭을 보이고 있는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아무래도 기업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기저에는 반도체 랠리를 이끌어온 HBM, 고대역폭메모리의 공급 과잉 이슈가 자리잡고 있고요.
현재 글로벌 HBM 수요는 상당수 엔비디아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현재는 SK하이닉스가 이를 독점하고 있죠.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세 회사는 모두 HBM 생산 설비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기존 증설 계획보다도 더 큰 폭의 증설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HBM은 범용성보다는 고객사 맞춤형을 지향하기 때문에 어느순간 공급 과잉이 현실화 된다면 상대적으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할 수 있을지를 기다리는 단계잖아요.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에 호재일 수 있겠지만 이것이 본격적인 공급 과잉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단계입니다.
<앵커> HBM의 공급 과잉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어느정도나 될까요? 이 외에도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서 또 살펴봐야할 지점이 있을까요.
<기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모두 HBM 공급 증가 속도보다 수요 증가 속도가 빠를 것이라면서 공급 과잉 이슈를 일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주 고평가론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지금 보면 좋을 게 구리 가격입니다. 전선에 사용되는 구리는 AI 산업 성장으로 전력 설비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에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구리 가격이 지난 5월 고점을 기록한 뒤 2개월 연속 하락 추세입니다. 재고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고요.
현재 파나마와 호주 등지에서 구리 광산 가동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라 구리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가격은 횡보하는 모습이죠.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사용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이후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건데,
AI 산업의 또 다른 원자재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가격을 미리 보여주는 지표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너무 반도체 시장에 부정적인 이슈만 다룬 것 같은데 주가 상승을 이끌 모멘텀은 없습니까?
<기자> 지금까지 말씀드린게 데이터센터나 HBM 설비 투자 같은 얘기였잖아요.
과연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AI가 어떻게 개개인의 디지털 기기에 접목되느냐를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바로 온디바이스 AI죠.
설비투자가 기대감이라면 온디바이스AI 제품의 판매는 실적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고도 볼 수 있죠.
현재 글로벌 PC, 노트북 시장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습니다. Acer와 Asus 등 중저가 PC 업체들은 두자릿수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PC 자체에 AI가 접목된 AI PC 출시가 현실화되면서 PC 교체 수요에 가속을 붙일 거란 관측입니다.
AI PC는 기존 PC보다 메모리 사용량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결과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고사양 저장장치인 SSD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당연히 이 부분에서의 강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고요.
다만, 아직까지는 AI PC가 윈도우와 기존 프로그램간의 호환성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호환성 문제가 얼마나 해소될지는 PC시장 전통의 강자 인텔의 3분기 신제품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효성 기자 zeo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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