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타자 김현수의 부활, 염경엽 감독 결단 통했다

이준목 2024. 7. 15.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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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2위 탈환 위한 교두보, LG 중심타자들 꾸준한 활약 절실해

[이준목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4연패에서 탈출한 후 2연승을 달리며 위닝시리즈 달성에 성공했다. LG는 지난 7월 14일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8–4로 승리했다.

특히 LG 입장에서 연승만큼이나 반가운 것은 간판타자 김현수와 박해민의 부활이었다. 김현수는 한화와의 주말 2경기에 출장하여 9타수 5안타를 터뜨렸다. 박해민도 3연전에서 7타수 4안타 1홈런을 기록했다.

LG 팀내 두 베테랑은 올여름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6월말부터 서서히 타격감이 떨어진 김현수는 올스타 휴식기를 마친 뒤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 후반기 2경기(잠실)까지 13경기에서 타율 .149(47타수 7안타)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당연해보이던 시즌 타율 3할도 깨졌다. 득점권 찬스에서 진루타도 치지 못하고 삼진으로 무기력하게 물러나기도 했다.

박해민 역시 한때 10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디펜딩챔피언 LG가 올시즌 선두경쟁에서 밀려나 다소 고전하고 있는 것은 두 선수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현수와 박해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타순을 변경해가며 꾸준히 믿음을 줬고 경기에서 빼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염 감독도 덩달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두 선수가 좀처럼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자 최근에는 김현수를 한동안 선발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다만 박해민은 수비력을 고려하여 하위타순으로 내리고 경기에는 계속 출장시킬 수밖에 없었다.

급기야 지난 11일 잠실 KIA전에서는 의미심장한 장면이 나왔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LG가 2-4로 따라붙으며 2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 당시 KIA 투수는 우완 전상현이었기에 좌타자로 대타를 투입할만한 타이밍이었고 벤치에서는 노련한 좌타자 김현수나 신민재가 있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우타자 구본혁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그러나 구본혁은 중견수 뜬공으로 맥없이 물러나면서 LG는 KIA와의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하고 말았다.

염감독의 결정에 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결과론이지만 김현수를 대타로 기용했어어햔다는 평가가 많았다. 어쩌면 대타 카드로조차 쓰이지못할 만큼 김현수가 염 감독의 신뢰를 잃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염 감독이 밝힌 진짜 이유는 오히려 '배려' 였다. 염 감독은 "선수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다. 가뜩이나 김현수가 득점권에서 자기가 해결 못하는 상황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쉬게 해준다고 해놓고 그 상황에 대타로 넣는 건 현수를 죽이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김현수가 최대한 압박감을 덜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경기에 출전시키겠다는 것이 염 감독의 계획이었다.

김현수 입장에서는 배려도 될 수 있고 굴욕도 될 수 있는 미묘한 순간이었다. 염 감독은 대타 논란이 벌어진 다음날인 12일 한화와의 주말 3연전 첫경기에서도 김현수를 명단에서 제외하며 확실하게 휴식을 부여했다. 상대인 한화 선발이 구위가 좋은 문동주라는 것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잠시 심기일전할 시간을 가진 김현수는 13일 대전 한화전에 3번타자 좌익수로 다시 선발에 복귀했다. 김현수는 첫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3득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이어 14일에 동일한 타순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현수는 이번에는 결승타 포함 3안타를 터뜨리며 확실한 부활을 알렸다. 시즌 타율은 2할 9푼 2리까지 다시 회복했다. 결과적으로 눈앞의 1승에 연연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내다본 염 감독의 결단이 김현수를 살리는 전환점이 된 순간이었다.

박해민도 함께 살아났다. 박해민은 한화와의 3연전을 앞두고 최근 타격부진에 대해 염경엽 감독과 특별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효과 때문인지는 몰라도 박해민은 지난 12일 대전 한화전서 문동주를 상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13일엔 2회초 첫 타석에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이어 14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2타수 1안타 2볼넷 1도루로 팀의 재역전승에 기여했다. 여기에 오지환까지 멀티히트와 출루로 부활하면서 LG의 공격은 연패 시기와 달리 매끄럽게 풀리는 모습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그동안 베테랑 타자들이 부진했던 것에 대하여 "김현수, 오지환, 박해민같은 선수들이 살아나야 우리다운 야구를 할 수 있다. 우리는 수비보다는 타격의 팀이다. 핵심 타자들이 살아나야만 LG다운 야구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주축 타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LG는 48승 2무 42패로 두산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라있다. 선두 KIA와는 5.5게임차이로 거리기 있지만 2위 삼성과는 고작 1게임차이에 불과하다. LG는 이번주 SSG-두산과 함께 잠실 6연전을 치른다. 2위 탈환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가 될 시리즈에서 중심타자들의 꾸준한 활약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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