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베이비붐 세대, 1960년대생이 바꿀 미래 고령사회

2024. 7. 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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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한국 사회의 중추 '연령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의 연령대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 때 '386세대'라고 불리었던 60년대생의 고령화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고령자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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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이어 2차 베이비부머 은퇴 앞둬
민주화 실현·벤처 경험·IT 적응력 바탕
고령화 시대 사뭇 다른 풍경 펼쳐질 듯

지난 11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5명당 1명이 고령자인 셈이다. 고령자의 양적 증가와 함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질적 변화이다. 바로 한국 사회의 중추 ‘연령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의 연령대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625 전쟁 직후인 1955년에서부터 1963년까지의 출생자로 현재 약 700만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2차 베이비붐 세대인 1964년부터 1974년까지의 출생자 950만명을 더하면 그 수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 가까이 된다. 이미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일부는 고령화에 접어들었으며, 2차 베이비붐 세대도 고령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베이비부머의 고령화는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 때 ‘386세대’라고 불리었던 60년대생의 고령화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고령자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Karl Mannheim)은 동일한 역사문화권에서 비슷한 시기에 출생한 사람들은 유사한 의식구조와 행위 양식을 갖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사회적 세대’의 개념으로서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경험한 문화와 사건들로 형성된 세계관이 나이가 들어서도 이어진다는 관점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우리 속담과 유사하다.

그렇다면 1960년대생들은 어떠한 문화 속에서 성장했으며 어떠한 사건들을 경험했을까. 60년대생들은 엄격한 병영적 통제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기를 보냈고, 청년기에는 압축 성장의 모순을 목격하고 권위주의적인 정부를 경험했다. 이러한 시대적 경험으로 60년대생들은 이전 세대보다는 진보적인 사회의식, 참여와 개혁과 같은 ‘세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60년대생들은 이전 세대 보다 고학력의 소유자들이 많고 기술에 대한 수용성도 높다.

이러한 세대 가치와 특성을 가진 60년대생들의 고령화는 미래 고령사회의 풍경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먼저, 60년대생들은 각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 보유와 수적인 우위로 연금, 복지 등 자신들의 이해와 관련해 강력한 압력 집단을 형성할 수 있다. 민주화 실현, 벤처 경험, 정보기술에 대한 높은 적응력과 지식을 바탕으로 60년대생들은 고령자가 되어서도 자신들에게 필요한 권익을 적극적으로 추구해 나갈 것이다. 즉, 이들 세대는 노인(老人)이 아닌 ‘현인(賢人)’으로서의 모습으로 비치길 바라며, 지속적인 사회 참여를 원할 것이다.

60년대생들은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손주를 돌보는 전통적인 조부모상(象)을 거부하고 부부 중심의 노년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할 것이다. 자녀들로부터의 경제적 부양에 기대지 않고 개인의 사적 공간을 추구해 나갈 가능성도 높다. 또한, 고령층의 주요 관심사인 의료, 헬스, 주택뿐만 아니라, 은퇴 이후의 재교육, 여가 활동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소비 성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보수’의 이미지를 가진 고령층의 정치 성향의 변화도 예상된다. 지금까지 고령층은 일반적으로 보수 색채가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었고, 선거 결과도 그대로 투영되었다. 그러나 60년대생들이 포함된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 진입은 우리가 알고 있던 고령층의 정치 지형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

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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