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미래에 돈의 흐름이 아프리카에 있다?

권성권 2024. 7. 1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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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세계지도를 펼치면 돈의 흐름이 보인다> 를 읽고서

[권성권 기자]

▲ 책겉그림 박정호의 〈세계지도를 펼치면 돈의 흐름이 보인다〉
ⓒ 반니
 
한때 시골 의사 박경철의 유튜브 강의 'W를 찾아서'가 유행했다. 그의 강의 시작에서 14년 전, WWW로 시작되는 웹사이트를 통해 대한민국은 최초의 상용화 메일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런 변화의 시대를 내다보고 통찰한 그의 친구는 무수한 돈의 흐름을 창출했는데 그 자신은 그렇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앞으로는 그와 같은 W가 무엇일까? 사람들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가 아닐까 생각하는 것 같다. 다른 이들은 달 탐사에 있지 않을까 내다본다. 물론 달나라 여행기업이 아니라 달 표면의 희토류를 채취하는 기업에 주목하는 이도 있다. 더욱이 에너지 문제와 이산화탄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인공태양 핵융합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이 있다.

"대만의 고민 중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령화 문제도 있다. 2018년 이미 고령사회로 돌아선 대만은 2025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다. 2019녀 대만 인구는 2,360만 명으로 정점을 찍고 이미 감소 중이다. 2020년부터는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2052년에는 인구 2,000만 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측한다." (30쪽)

박정호의 〈세계지도를 펼치면 돈의 흐름이 보인다〉에 나온 내용이다. 대만은 주문형 반도체 제조사인 TSMC라는 세계적인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초고령 사회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를 위해 해외 산업인구를 유치하지만 만만치 않다고 한다.

더욱이 대만의 무역 의존도 100% 중 수출의존도가 50% 이상이고 그중 대중수출이 40%이고 중국의 직접투자금액도 1879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더욱이 대만은 중국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미국이 견제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다.

그렇듯 이 책은 박경철의 W와 달리 지정학적 위치와 인구 문제 그리고 생산성 측면까지 고려해서 돈의 흐름이 어디로 흐를지 살펴준다. 박정호는 연세대에서 경제학을, KAIST 대학원에서는 경영학을, 홍익대 국제디자인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고 현재는 명지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책은 그가 국책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을 바탕으로 재조사하고 분석해서 쓴 것이다.
   
이 책은 크게 5개의 카테고리로 묶고 있다. 엔지니어와 비즈니스맨의 나라 : 대만, 영국, 아랍에미리트, 마카오, 네덜란드, 스위스. 자신만의 산업을 가진 나라 : 러시아, 홍콩, 이스라엘, 싱가포르, 스페인. 날씨와 자원이 운명을 바꾼 나라 : 사우디 아라비아, 프랑스, 그린란드, 호주, 브라질, 미얀마. 미리 가본 미래의 나라 : 나이지리아, 베트남, 인도, 아프리카, 이집트, 인도네시아. 남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한 나라 : 스웨덴, 독일, 튀르키예, 남아공, 여러 영세중립국들, 다리엔 갭.

모두가 알고 있듯이 현재 세계 경제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실리콘벨리 빅테크 기업들이 돈의 흐름을 쥐고 있다. 그런데 실리콘벨리 창업은 대부분 이스라엘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단다.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 책은 이스라엘의 군대 문화와 연관돼 있음을 일깨워 준다.

"이스라엘 군대의 이러한 조직 문화는 여느 스타트업 기업들의 조직 문화와 유사하다. 스타트업 조직 역시 젊은 피라미드 구조를 갖고 있어 대체 인력 내지 백업 인력이 없다. 이 때문에 모든 직원이 회사 전반의 상황을 공유하고, 현장에서 유발되는 문제에 대해 각자가 스스로 판단하고 대처해야만 한다."(141쪽)

이스라엘은 인구 800만에 불과하지만 인구대비 벤처창업은 세계 1위다. 그것은 이스라엘의 징병제에 기인하는데 남자가 3년 여자는 2년의 의무복무제를 시행한단다. 이스라엘 군대는 수평문화인데 상급자보다 하급자 수가 상당히 많고, 작전 중에도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 토론을 하고 하급자에게도 많은 정보가 주어진다고 한다. 그만큼 하급자도 막중한 책임의식을 갖는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군대 중에 '탈피오트' 부대가 있는데 상위 2% 학생이 지원 권유를 받고 10%가 입대한다고 한다. 그 부대에 합격하면 히브리대에서 수학과 컴공을 수학하고 9년간 복무한단다. 악조건인데도 지원하는 이유는 군에서 배운 기술로 창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은 창업하다 실패하면 다수가 그걸로 끝내는 구조지만, 이스라엘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성찰하면서 거듭 지원한다고 한다.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된 이스라엘의 신생기업들이 유럽 전체 기업보다 훨씬 많은 이유도 그것이다.

"아프리카 54개국 중 산유국은 10여 개국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전체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14억 인구가 살고 있는 거대한 소비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모색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다."(289쪽)

다가올 미래에 돈의 흐름이 아프리카에 몰릴 것을 밝힌 내용이다. 2034년에는 아프리카 노동 인구가 인도와 중국을 추월해 가장 젊은 대륙으로 급부상할 것인데, 아프리카 국가의 인구 70%가 30세 미만의 젊은이들이라고 한다. 현재 아프리카는 국민소득이 올라가면서 건강과 뷰티 산업을 주도하고 있고, 부유한 국민들은 비만과 당뇨 환자가 급증한다고 한다.

이 책은 아프리카 중에서도 나이지리아에 더 집중하도록 조언한다. 나이지리아는 현재 2억 2천만 명으로 인구가 폭증했고 2050년 3억 7천 7백만 명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3위가 된다고 한다. 더욱이 나이지리아에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아프리카 전체 매장량의 30%를 차지하고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도 많다고 한다. 나이지리아 국민은 잦은 분쟁과 물가폭등으로 암호화폐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단다.

어떤가? 이 책은 박경철의 'W를 찾아서'와는 달리 좀더 피부로 와 닿는 내용이지 않나?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지금의 경제 흐름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앞으로 젊은 인구가 폭증하여 생산성이 어느 곳에 향상될지 똑똑하게 짚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향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이 책을 읽고 꼼꼼하게 체크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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