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포수 계보', 강민호 빠질 이유 없다

양형석 2024. 7. 1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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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4일 두산전 결승홈런 포함 3타점1득점 맹활약, 삼성 위닝시리즈

[양형석 기자]

삼성이 적지에서 두산을 꺾고 단독 2위 자리를 굳게 지켜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으로 포함해 장단 5안타와 볼넷 10개를 얻어내면서 6-2로 역전승을 거뒀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등판하지 않았던 두산과의 주말 3연전에서 귀중한 위닝시리즈를 만든 삼성은 공동 3위 두산, LG 트윈스와의 승차를 1경기로 유지하고 후반기 첫 주 일정을 마쳤다(48승2무40패).

삼성은 선발로 등판한 '좌완 이승현'이 5.2이닝8피안타11사사구2탈삼진2실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했고 두 번째 투수 '우완 이승현'이 1.1이닝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번째 승리를 챙겼다. 타선에서는 이재현이 1안타1볼넷으로 2타점2득점을 기록하는 좋은 활약을 선보인 가운데 팀 내 최고참 타자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7회 결승 3점 홈런을 포함해 2안타3타점1득점1볼넷으로 맹활약한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그 주인공이다.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초 2사 1,2루 삼성 강민호가 역전 쓰리런 홈런을 쳐낸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 연합뉴스
 
KBO리그의 확고한 레전드 포수 계보

KBO리그에는 각 포지션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 계보가 있는데 이는 포수도 마찬가지다. 특히 포수의 경우 역대 골든글러브 수상 현황을 보면 레전드 포수 계보를 비교적 명확하게 알 수 있다. KBO리그 초창기인 1980년대는 '헐크' 이만수가 호령하던 시대였다. 이만수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수비를 압도적으로 강한 타격으로 메우며 1983년부터 1987년까지 5년 연속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놓치지 않았다.

1990년대에는 김동수(서울고 감독)라는 걸출한 공수겸장 포수가 프로무대에 등장했다. 입단하자마자 팀명이 바뀐 LG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김동수는 루키 시즌부터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1990년대에만 무려 6번이나 황금장갑을 독식했다. 김동수는 전성기가 한참 지났다고 평가 받은 2003년에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타율 .308 16홈런68타점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개인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2000년대를 지배한 포수는 역시 박경완(LG 배터리 코치)을 빼놓을 수가 없다. 사실 박경완의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은 통산 4회로 다른 레전드 포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박경완은 5개의 한국시리즈 우승반지와 함께 KBO리그 최초의 4연타석 홈런, 포수 유일 40홈런, 포수 유일 20-20클럽 가입 등 많은 기록들을 세우며 야구팬들로부터 KBO리그 역대 최고 포수로 불리고 있다.

2010년대부터 현재까지 KBO리그는 '양의지(두산)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 두산과 NC 다이노스를 거치며 활약한 양의지는 통산 3개의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와 2번의 한국시리즈 MVP 수상, 그리고 역대 최다인 8개의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보유하고 있다(지명타자 부문까지 포함하면 통산 9회 수상). 올해도 타율 8위(.340) 타점 공동 2위(73개)로 맹활약하고 있는 양의지는 현역 최고의 포수로 불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선수다.

물론 KBO리그에는 이만수와 김동수, 박경완, 양의지 외에도 뛰어난 포수들이 많이 있었다. 무려 8개의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보유한 장채근(홍익대 감독)을 비롯해 삼성의 왕조시대를 이끌었던 진갑용(KIA 타이거즈 2군 감독), 공격형 포수로 유명했던 홍성흔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KBO리그의 위대한 포수 계보에서 결코 제외해선 안되는 이름이 바로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을 거치며 6개의 황금장갑을 차지한 강민호다.

'GG 6회 수상' 강민호가 들어가야 하는 이유

2004년 롯데에 입단해 2년 차 시즌부터 1군에서 기회를 얻기 시작한 강민호는 대졸 루키들과 나이가 같은 5년 차 시즌이었던 2008년 타율 .292 19홈런82타점의 성적으로 커리어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강민호는 롯데를 8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주전포수로 맹활약했을 뿐 아니라 2008년 베이징올림픽 쿠바와의 결승에서 볼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한 후 '분노의 글러브투척'을 선보이며 야구팬들에게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기량이 무르익은 강민호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독차지하면서 리그 최고포수의 계보를 이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2014년 강민호가 타율 .229 16홈런40타점으로 주춤하는 사이 양의지가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6년까지 3년 연속 황금장갑을 독차지하면서 통산 4회 수상의 강민호를 바짝 추격했다.

2017년 5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강민호는 두 번째 FA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이적했고 계약 마지막 해였던 2021년 타율 .291 18홈런67타점의 성적으로 통산 6번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그 해 양의지는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 2021 시즌이 끝나고 4년 최대36억 원의 조건에 삼성에 잔류한 강민호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3연속 4년 짜리 FA계약에 성공한 선수로 등극했다. 그만큼 기복 없는 꾸준한 활약을 인정받은 것이다.

강민호는 계약 첫 해 타율 .258 13홈런66타점으로 주춤하는 듯 했지만 작년 타율 .290 16홈런77타점의 성적으로 건재한 기량을 뽐냈다. 강민호는 올해도 전반기 82경기에서 타율 .270 5홈런32타점을 기록했고 루벤 카데나스 합류 전 4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후반기에는 5경기에서 무려 타율 .588(17타수10안타)3홈런9타점6득점의 무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강민호는 두산과의 3연전에서도 7안타2홈런7타점을 폭발하며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3번의 FA계약을 통해 총액 191억 원이라는 거액을 벌어 들인 강민호는 6번의 골든글러브 수상과 올림픽, 아시안게임(2회) 금메달을 통해 야구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대부분의 영예를 다 누렸다. 하지만 강민호의 커리어에서 아직 단 하나 이루지 못한 목표가 있으니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KBO리그 레전드 포수의 계보에 포함되기 충분한 강민호가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마지막 목표를 위해 더욱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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