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탈환' 김천 상무의 질주가 대단한 이유
[곽성호 기자]
▲ 지난 14일, 홈에서 전북 현대를 4-0으로 제압한 김천 상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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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상무가 홈에서 기록적인 대승리를 기록하며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주축 전력들이 대거 이탈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위용을 뿜어내고 있다.
정정용 감독의 김천 상무는 지난 14일 오후 7시 김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 1 2024' 23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맞대결에서 4-0으로 완벽한 승리를 쟁취했다. 승점 3점 획득에 성공한 김천은 12승 7무 4패 승점 43점으로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이날 김천은 완벽하게 전북을 압도했다. 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흔들었으며 결국 전반 30분 최기윤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키커로 나선 이동경이 완벽한 선제 득점을 기록한 김천은 전북 박진섭이 퇴장으로 이탈하며 수적 우위까지 점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수적 우위를 점한 채 후반을 맞이한 김천은 연속골을 터뜨리며 전북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교체 투입된 김대원이 후반 23분 헤더로 전북의 골문을 갈랐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박상혁과 맹성웅이 차례로 득점에 성공, 이후 김종혁 주심의 휘슬이 불리며 경기는 끝이 났다.
주축 전력 이탈에도 흔들리지 않는 김천
홈에서 전북에 무려 4골을 퍼부으며 선두 탈환에 성공한 김천은 완벽한 세대교체 신호탄을 쐈다. 전반기 매서운 질주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한 김준홍, 김진규, 김현욱, 강현묵, 원두재, 김민준, 강현무 등 '7기' 전역생들이 15일을 끝으로 전역하는 가운데, 2024시즌을 앞두고 입대한 신병 자원들이 전북전을 통해 기량을 완벽하게 뿜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더해 최근 리그 5경기에서 3승 1무 1패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김천은 이번 전북전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김천은 62%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을 시작, 총 28개의 슈팅과 10개의 유효 슈팅으로 전북을 괴롭혔다. 결정적인 순간 전북 김정훈 골키퍼의 선방과 아쉬운 결정력이 발목을 잡는 듯했지만, 후반 막판 연달아 골이 터지며 웃었다.
또한 김천은 매 시즌 괴롭히던 고민까지 해결했다. 김천이라는 팀 특성상 시즌 중반 전력들이 이탈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었다. 매 시즌 여름이 다가오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자원들이 전역을 통해 연이어 원소속팀으로 복귀했고, 상승 곡선을 타는 데 애를 먹었기 때문.
▲ 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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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우승 경쟁은 정말 치열하다. 영원했던 우승 후보 전북이 몰락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강력함을 선보이고 있는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 이에 더해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수원FC와 강원이 대권 도전에 참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의 승점 차이는 단 1~2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다.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우승 레이스에 힘을 넣어줄 수 있는 전력들을 보강할 수 있는 타 팀들과는 달리 오히려 유출이 심한 김천의 대권 질주는 대단하다. 시즌 중반 신병들이 입대하며 전력을 보강하지만, 오히려 훈련소를 갔다 오기에 경기 감각이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정정 감독의 김천은 이런 고민까지 완벽하게 해소하며 대단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완벽한 질주 속에서도 정 감독은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는 "계속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하나가 돼서 계속 이어나가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최근 신병들의 눈부신 활약에는 "지금 상황에서 그나마 만들어가는 부분은 8기와 9기 선수들이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 다만 지난 경기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고비를 잘 넘겼다"라며 칭찬했다.
시즌 초반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김천 상무가 선두 자리를 질주하고 있다.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던 자원들이 대거 이탈했으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는 데 성공했다. 과연 김천은 시즌 끝까지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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