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성국 "삶의 위로가 되는 정치 돼야…국회의원다운 의원 되겠다"
"진영의 논리 판치고 있어…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원희룡, 큰 정치인이라면 '네거티브' 자제해달라"
"한동훈, '국민만 바라본다'는 진정성 느껴"
22대 국회 개원 초부터 톡톡한 존재감을 뽐낸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있다. 초선인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개원초부터 시작된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주에 항거하며 108석 의원들을 대표해 원내부대표로서 마이크를 잡았다. 지난 2일에는 민주당의 '채상병 특검' 본회의 상정을 국회의장이 허용한 데에 항의하며 직접 반대 피켓을 들고 국회의장실을 찾아 규탄을 하기도 했다. 이는 여소야대 22대 국회의 시작을 알리는 핵심 장면이 되기도 했다.
정성국 의원은 11일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가졌다. 정 의원은 현 22대 국회의 상황에 대해 "정치를 잘해보겠다는 희망이나 생각들이 좀 좌절되는 느낌을 받는다"며 "국회가 국민의 삶을 살피기 위해 있는 것인데 지금은 완전히 정쟁화가 되어버려서 더 이상 타협과 협치가 실종된 국회가 됐다. 모든 것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진영 논리가 판을 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한 명의 방탄을 위한 국회가 돼버리고 있기 때문에 국민을 위한 민생 이런 것들이 다 묻혀버리는 상황"이라며 "그런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에 굉장히 좌절감을 느낀다. 참 괴롭고 허탈하다. 희망도 안 보인다. 의석수가 밀리니 방어를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끌려다닐 수밖에 없고 지혜로운 타개책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서 안타깝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야소야대 정국을 타개할 방법을 묻는 질문에 "냉정하게 더불어민주당이 주도권을 가진 상황인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민주당도 '국민의힘하고 법안을 타협해보자' '국민의힘에 이것을 양보했으니, 대통령실에서 조금 부담스럽더라도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득해달라' 이런 식으로 국민의힘을 대통령실과의 소통 창구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정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목표를 묻는 질문에 "국회의원다운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 성과도 내고 국민들께 조금 정치인다운 모습, 상식과 공정이 있는 정치를 좀 보여주고 싶다"며 "국민들의 대표를 뽑는 만큼, 국민들에게 모범이 되고 그다음에 품격이 되고 정치를 보고 있으면 삶의 위로가 되는 정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1년생인 정성국 후보는 교총 75년 역사상 두 번째 평교사 출신이자 최초의 초등교사 출신의 회장으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러브콜을 받아 이번 총선 첫 번째 영입 인재로 정계에 입문했다. 부산진갑에서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그는 22대 국회에서 원내부대표로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은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 일문일답.
Q. 이번에 22대 국회 초선 의원으로 입성하게 됐다. 국회의원직에 뛰어들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사실 정치권에서 러브콜이 올 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 당시 국민의힘의 인재영입위원장이 이철규 의원이셨다. 이철규 의원께서 나를 11월 말에 찾아오셔서 '교육 대표가 필요하다'에 또 하나를 더 제안하셨는데 부산의 새로운 정치인으로 성장해달라는 것이었다. 나한테는 획기적인 제안이었다. 보통 교총회장을 하셨던 분 중에는 비례대표로 간 적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제안을 받았을 때는 바로 답은 못 하고 고민을 했는데 이후에 긍정 답변을 드리게 됐다. 이유는 굉장히 진정성이 느껴졌다. 정말 정성국이라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구나. 정성국이라는 사람을 인재로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을 가진 것이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내가 국회의원직에 뛰어들게 된 배경이다."
Q. 그렇게 들어온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은 108석밖에 얻지를 못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개원 초기부터 역경이 많았는데. 직접 겪어보니 어떤가?
"정치를 잘해보겠다는 어떤 희망이나 생각들이 좌절되는 느낌이 든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하고 싶어도 뚜렷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의석 구조가 돼 있다. 국회가 국민의 삶을 살피기 위해 있는 것인데 지금은 완전히 정쟁화가 되어버려서 더 이상 타협과 협치가 실종된 국회가 됐다. 모든 것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진영 논리가 판을 치고 있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한 명의 방탄을 위한 국회가 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을 위한 민생 이런 것들이 다 묻혀버리는 상황이 됐다. 민주당의 그런 모습에 굉장히 좌절감을 느낀다. 그리고 괴롭고 허탈하다. 희망도 안 보인다. 의석수가 밀리니 방어를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끌려다닐 수밖에 없고 지혜로운 타개책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서 안타깝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Q. 그래도 이 상황이 4년여간 지속될 텐데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지금 행정권과 입법권이 충돌하는 상황 같다. 대통령이라는 행정권과 국회의 절대 의식을 가진 입법권 이 두 개가 이제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은 지금까지 없었던 초유의 상황이다. 여기다 이재명 방탄이라는 것까지 덧씌워지니까 힘들어지고 있다. 그러니 여야 합의가 없고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법안들이 국회로 넘어오게 되면서 대통령으로서도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게 이제 무한반복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그래서 지금 극복하려고 해도 일단은 힘이 있고 권한을 가지고 있는 쪽에서 어느 정도 타협을 하려고 들어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먼저 내밀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냉정하게 더불어민주당이 주도권을 가진 상황인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민주당도 이런 태도를 가지면 좋을 것 같다. 국민의힘하고 이런 법안은 타협해보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명분이 약한 정도까지는 우리하고 합의를 할 수 있지 않나. 국민의힘에게 우리(민주당)가 이것을 양보했으니까, 대통령실에서 조금 부담스럽더라도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득을 해달라 이런 것도 가능하다. 그런 식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스처를 해주지 않으면 국민의힘도 어떻게 내세울 수 있는 카드가 사실 없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국민의힘을 대통령실과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힘이 긍정적인 역할을 요청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러면 우리도 태도가 달라질 거라고 본다."
Q. 앞서 '의회가 완전히 정쟁화가 됐다'고 말했다. 사실 지금 국회뿐만 아니라 당에서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 같다. 이런 상황에 대해 좀 어떻게 평가하나?
"전당대회 때문인데 전당대회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우리가 충돌할 일이 사실 없다. 우리가 총선에서 만약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더 화합이 잘 되거나 치유가 될 수 있었는데 막상 결과가 너무 안 좋게 나오면서 결국은 네 책임이냐 내 책임이냐를 따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데 지금 나머지 후보들이 한동훈 후보가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것도 일정 부분 인정은 한다. 그런데 과연 한동훈 후보만의 책임인가? 한동훈 후보만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우리 총선 패배의 이유가 다른 것들도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한동훈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책임이 한동훈에게만 있지 않다는 것을 국민들이 많이 인정하기 때문에 출마할 수 있었던 것이라 본다.
나는 처음에 한동훈 후보에게 이런 말을 드렸다. 어떤 공격이 있을 텐데 마타도어식 공격에 똑같이 대답하시지 말라고 말했었다. 한 후보는 앞서가는 분이니 우리는 선거 끝나고 이후를 봐야 하니 다른 후보가 좀 불편한 말을 하더라도 대승적으로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크게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김건희 여사 문자 유출 논란은 우려스럽다. 내가 볼 때는 그 문자를 주고받은 1월에 이미 한동훈 후보는 여사의 사과를 요청하던 상황이었다. 한동훈 후보가 표현을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이 나오고서부터 대통령실에서 사퇴를 요구했다. 이게 무엇을 뜻하는가? 어떤 경우를 떠나서도 한동훈 후보가 대통령실에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경율 위원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에 불쾌해하며 사퇴를 요구한 것은 사과 의사가 없다는 표현인 것이다. '사과 의사가 있다, 없다'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왜 이 시점에 이 문자가 나왔냐'는 것은 의도가 불순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누가 보더라도 한동훈 후보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문자를 의도적으로 흘렸다는 것은 공감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문자 사건에도 한동훈 대세론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당원들은 한동훈 위원장의 잘못을 보는 것보다 '이 문제를 공개한 사람이 누구인지' 등 공개된 불순한 의도나 과정을 보게 되실 거로 생각한다.
원희룡 당대표 후보가 제기한 '총선 고의 패배설'도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한동훈 후보가 총선을 고의로 패배하게 했다'는 이 표현은 국민들 중에 거의 대다수가 고개를 저을 것 같다. 한 후보는 법무부장관을 하다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갑자기 투입됐다. 선거전을 다니면서 얼마나 절실했겠느냐. 대통령실과 충돌을 감수하면서까지 정말 전국을 누비며 살인적 스케줄을 소화했다. 3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우리가 승리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그런데 외부요인 때문에 지지율이 역전됐다. 한 후보가 '국민의힘 총선을 일부러 졌다'는 표현의 근거는 무엇이며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사고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거는 금도를 벗어난 발언이다. 이것만큼은 금도를 벗어났다. 이번 말씀은 정성국이라는 개인 국회의원으로서 또 영입 인재로서 또 교육자 출신으로서도 정말 해서는 안 되는 말씀을 하셨다고 생각한다. 원희룡 후보가 국민의힘과 보수 전체를 보는 큰 정치인이라면 자제해달라."
Q. 의원은 대표적인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으로 불리고 있기도 한다. 한 후보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나?
"총선이 끝나고 나서 한동훈 후보가 전화가 왔었다. 나와 통화를 하면서 내게 '부산이 나라를 구했다. 정말 수고 많으셨다'고 말했다. 그런 정도의 인사를 나누고 끝났다. 이후 의정활동을 5월 30일부터 시작했는데 의정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내가 한번 연락을 했다. 안부 연락이었는데 '어떻게 지내시느냐' 그리고 '열심히 하겠다' 이런 내용이었다. 그걸 보고 한 후보가 전화가 와서 '한번 만나자'고 하더라. (한 후보가) 거의 외부 활동을 자제하다가 사람을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그렇게 서울에서 6월 초에 직접 뵙고 단둘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이 제법 많았다. 첫째는 소신도 있고 '국민만을 바라본다'는 진정성도 있으시고 그래서 이분이 대표로 나온다거나 정치를 하게 될 때 충분히 뜻을 같이할 만한 분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이분이라면 내가 같이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했다.
또 하나는 (한 후보가) 내게 '난 교육이 참 어렵다. 교육은 뭐가 답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더라. '앞으로 정성국 의원께서 교육에 대한 해안이나 방향이나 이런 게 있다면 언제든지 이야기 해달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그러면 내가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보통은 본인이 생각하는 교육 정책을 실현할 사람을 찾는 식인데 이분은 나라는 사람을 교육 전문가, 교육 대표로 인정하고 대한민국 교육 대표로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다는 의미라 다르게 느껴졌다. 내가 가지고 있는 교육에 대한 철학과 생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Q. 이번 총선 사실 PK도 쉽지 않았다. PK를 사수하기 위해 향후 어떤 노력을 해갈 생각인가?
"지금은 부산, 특히 부산진구가 제2의 도약을 위한 절대 절호의 기회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철도지하화특별법, 도심복합개발지원법이 통과되었고, 22대 국회에서는 벌써 산업은행법 개정안,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조성 특별법안 등이 발의되어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앞선 두 법안은 우리 지역구의 개발과 직결되어 향후 추진에 지역구민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 뒤에 발의된 두 법안은 부산의 제2도약을 위해 꼭 반드시 필요하다. 법 통과 시 파급효과가 부산의 전 지역으로 확산하기에 법안 통과에 힘을 모을 것이다.
더불어 이번 국회 내 교육양극화 해소를 위한 입법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교육의 지역균형발전은 주민 정주 요건의 핵심이다. 교육이 열악한 곳은 주민의 이주, 심지어 공동화 현상까지 생기고, 지역 경제 악화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자립적 교육발전을 통해 광역시·도 및 기초자치단체간의 교육의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영유아 돌봄(늘봄), 공교육 지원 확대, 지역인재 양성, 교육시설 개선, 대입 등 맞춤형 지원 등 가칭 '교육균형발전지원특별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부분을 여당 의원으로서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추진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할 계획이다."
Q. 이제 갓 22대에 입성한 초선 의원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어떤 것인가?
"국회의원다운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 국회의원으로서 성과도 내고 국민들께 정치인다운 정치인, 국회의원다운 모습, 상식과 공정이 있는 정치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국민들의 대표를 뽑는 만큼 국민들에게 모범이 되고 그다음에 품격이 있고 정치를 보고 있으면 삶의 위로가 되는 정치가 돼야 하는데 우리 정치는 오히려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지 않는가? 상대에 대한 적대감만 일으키고 공정하지 못한 나라를 만든다면 정치가 오히려 나쁜 일을 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안 하고 싶다. 다만 현재 국회의 상황이 대통령실과의 관계나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내 의지와 내 바람과는 다르게 뜻대로 되지 않을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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