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쉬웠어? 식후 혈당 확 낮추는 법! 의사가 근거로 알려드립니다

김연휘 의사·유튜브 ‘근알의’ (근거를 알려주는 의사) 운영 2024. 7. 1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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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휘의 근거로 알려주는 의학 퀴즈
클립아트코리아
국내의 당뇨환자는 600만 명, 당뇨 전 단계는 1500만 명으로 매우 흔합니다. 심지어 20~30대 젊은 당뇨 환자마저도 꾸준히 증가하고 하고 있습니다. 당뇨병은 혈관에 매우 치명적이며 특히 실명을 유발하는 당뇨망막병증, 투석 치료가 필요한 신부전을 유발하는 당뇨병성신증 등 합병증을 일으킵니다. 흔하다고 해 쉽게 보면 안 되는 무서운 질환인데요. 하지만 생활 습관 속 작은 변화만으로도 당뇨를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그중 가장 쉬운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의 퀴즈: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식사 순서만 지키면, 식후 혈당이 훨씬 적게 오른다.

정답은 O입니다.
핵심 근거1. 아래는 메트포민(당뇨약)으로 치료를 받는 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연구입니다. 이 연구의 참여자들에게는 동일한 음식을 먹게 하되, 채소(식이섬유) / 단백질 / 탄수화물의 섭취 순서만 다르게 해, 혈당의 변화를 관찰했는데요. 실험은 아래와 같이 총 3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됐습니다.

1) 첫 번째 그룹은 ‘탄수화물 먼저’입니다. 탄수화물을 먼저 섭취하고, 10분 뒤에 채소와 단백질을 섭취한 그룹입니다.
2) 두 번째 그룹은 ‘탄수화물 나중’입니다.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섭취하고, 10분 뒤에 탄수화물을 섭취한 그룹입니다.
3) 세 번째 그룹은 ‘섞어먹기’입니다.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을 별도의 순서 없이 한꺼번에 먹은 그룹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3개 그룹 각기, 식사 후 30분 간격으로 혈당을 측정한 결과입니다.

출처 : BMJ Open Diabetes Res Care. 2017; 5(1): e000440
‘탄수화물 먼저’ 그룹과 ‘섞어먹기’ 그룹은 식후에 혈당이 급격하게 올랐다가 급격히 떨어지는 혈당 스파이크가 생기는 반면, ‘탄수화물 나중’ 그룹은 식후에 혈당이 서서히 오르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식후 1시간 뒤 혈당을 비교해 보면, ‘탄수화물 나중’ 그룹은 ‘섞어먹기’ 그룹보다 25.2% 감소했으며, 식후부터 180분까지의 혈당이 상승한 면적(시간-혈당 그래프 면적)은 무려 44.1%나 감소하며 당뇨 환자의 식후 혈당이 매우 호전된 결과를 보였습니다.

핵심 근거2. 앞서 살펴본 실험과 유사한, 또 다른 실험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실험도 메트포민(당뇨약)으로 치료를 받는 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으로, 참여자들은 동일한 음식을 먹되, 1주일 간격으로 식사의 순서를 바꿨는데요. 첫 실험 주간에는 참여자들에게 ‘탄수화물 먼저’ 식사법으로, 탄수화물을 먼저 먹고 15분 후에 단백질과 채소를 먹게 했습니다. 이후 실험 주간에는 식사 순서를 반대로 하는 ‘탄수화물 나중’ 식사법으로 식사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탄수화물 나중’ 식사법은, ‘탄수화물 먼저’ 식사법보다 참여자들의 식후 혈당을 각각 28.6%(식후 30분 기준), 36.7%(식후 60분 기준), 16.8%(식후 120분 기준)이나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혈중 인슐린, 혈당이 상승한 면적, 인슐린이 상승한 면적까지 모두 크게 개선되며, 당뇨 관리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 Diabetes Care. 2015 Jul; 38(7): e98–e99.
식사를 할 때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먼저 먹으면, 우리 몸은 이후에 먹게 될 탄수화물을 받아들일 준비를 합니다. 탄수화물은 혈당을 올리는데, 이렇게 준비된 상태에서 탄수화물을 먹으면 혈당의 변동성이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먼저 먹는 것만으로도, 위의 배출 속도가 지연되고,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도 느려져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는 것이죠.

이처럼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식사 순서 조절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혈당 조절을 할 수 있는데요. 한국인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크기가 작고, 당뇨가 잘 생긴다는 인종적 신체 특성까지 고려하면, 당장 당뇨가 없더라도 평소에 1) 식사 시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2) 10~15분 뒤에 탄수화물을 먹는 ‘식+단 -> 10탄’ 식사 방법을 통해 당뇨를 예방하고, 훗날 당뇨가 생기더라도 발생 시점을 늦추어 당뇨를 앓는 기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당뇨를 앓는 기간이 길어질 수록 무서운 당뇨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올라가는데, 반대로 당뇨를 앓는 기간이 줄어드는 만큼 합병증 발생 가능성은 줄일 수 있는 것이지요.

보너스 정보. 당뇨 관리에 도움되는 식생활 팁으로, 식이섬유가 혈당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많은데요. 특히 식이섬유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차전자피 같이, 수분과 만나 점성이 생기는 젤(Gel) 형성 식이섬유가 식후 혈당을 낮추는데 가장 효과적입니다. 참고로 당뇨 환자는 식이섬유 섭취량이 늘어나기만 해도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감소하기 때문에, 어떠 종류의 식이섬유든 평소에 꾸준히 충분량을 드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처 : Am J Clin Nutr . 2015 Dec;102(6):1604-14.
오늘의 결론,
1.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10~15분 뒤에 탄수화물을 나중에 먹는 “식+단 -> 10탄” 식사법은 식후 혈당을 천천히 오르게 하고, 당뇨환자의 혈당 스파이크를 줄여준다.
2.    당뇨환자가 아니라도 식사 순서를 바꾸면 당뇨를 예방할 수 있고, 이경우 훗날 당뇨가 생기더라도 발생 시점을 늦추어 당뇨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3.    식이섬유 중에서 젤(Gel) 형성 타입(차전자피 등)은 식후 혈당 관리에 가장 효과적이다.
4.    당뇨환자는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감소하므로, 평소 꾸준히 식이섬유를 충분하게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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