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K리그 100경기' 권경원, 기념식을 구해낸 자축포

김희준 기자 2024. 7.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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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원(수원FC). 수원FC 인스타그램 캡처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권경원이 자신의 K리그 100경기를 극적인 동점골로 자축했다.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3라운드를 치른 수원FC와 대구FC가 2-2 무승부를 거뒀다. 양 팀은 승점 1점에 만족했고 수원FC는 리그 5위(승점 38), 대구는 10위(승점 23)에 머물렀다.


이날 수원FC는 승점을 스스로 놓칠 뻔했다. 전반에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데다 전반 42분 지동원의 선제골까지 더해 앞서나갔다. 그러나 후반 들어 집중력이 떨어진 것에 더해 대구의 전방압박이 강해지면서 연달아 수비 실수를 범해 후반 8분 에드가에게, 후반 20분 박세진에게 실점하며 역전당했다. 홈 5경기 무패, 리그 4경기 무패가 깨질 위기였다.


수원FC를 구원한 건 권경원이었다. 권경원은 후반 45분 센터백임에도 페널티박스 안까지 전진했고, 이용이 먼 곳에서 올린 크로스를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권경원의 이번 시즌 리그 첫 골이었다.


권경원(오른쪽, 수원FC). 서형권 기자

이 경기는 권경원의 K리그 통산 100번째 경기였고, 경기 종료 후에는 간단한 기념식이 예정돼있었다. 통상 100경기 기념식은 돌아오는 홈 경기 시작 전에 치르는 게 보통이지만, 수원FC의 다음 홈 경기는 8월 12일에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경기 후에 열게 됐다. 수원FC는 만약 대구전에서 패배했다면 기념식을 미루는 방안도 검토했던 걸로 알려졌다. 권경원이 자신의 K리그 100경기 기념식을 스스로 구해낸 셈이다.


권경원은 K리그 100경기를 11년 만에 이룩했다. 2013년 전북현대에서 데뷔했지만 선수 생활 중간중간 해외 리그로 떠났기 때문에 K리그 경기 수 적립이 다소 더뎠다. 2015년에 아랍에미리트 알아흘리 클럽, 2017년 중국 톈진톈하이를 거쳐 2019년 전북으로 돌아와 2020년 상주상무(현 김천상무)에서 군복무를 했다. 2021년 여름에는 성남FC에서 팀의 잔류를 돕는 맹활약을 펼쳤고, 2022년 일본 감바오사카로 떠나 2년간 몸담았다. 그리고 2024년 수원FC로 돌아와 21경기를 뛰어 도합 100경기를 달성했다.


권경원은 100경기 소감에 대해 "당연히 이기고 싶었던 경기인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무승부가) 아쉬우면서도 다행"이라며 "100경기를 늦게 한 것 같기도 하다. 100이라는 숫자가 쉬운 숫자는 아닌데 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나아가서 200경기까지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권경원이 100경기 자축포로 팀을 구해낸 데 대해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권)경원이는 매 경기 우리 팀에서 수비 중심을 잡아주고, 어린 선수들에게 포지셔닝을 잡아주는 선수"라며 "오늘 100경기라는 건 마지막에 알았는데 본인이 100경기를 자축하려고 어려운 상황에서 올라가서 득점한 것 같다"는 농담도 던졌다.


권경원은 득점과 관련해 "상대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 숫자를 많이 두고 있어 크로스할 때 이점을 가져가지 못하면 득점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칭스태프께서 올라가도 좋다고 해서 올라갔는데 다행히 공이 헤딩하기 편하게 와서 득점할 수 있었다"며 "100경기 자축포 생각은 없었다. 나는 수비수니까 뒤쪽을 안정적으로 가져가야 하지만 오늘은 대구 선수들이 내려가 있어서 (김)태한이가 지켜주면 한 번씩 올라가도 괜찮겠다 싶어서 올라갔다"고 소회했다.


권경원(수원FC). 김희준 기자

권경원은 현재까지 수원FC에서 21경기를 뛰었다. 단일 시즌 최다 K리그 출장을 앞뒀다. 기존 기록은 2020시즌 상주에서 23경기를 뛴 게 최대다. 당시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리그가 축소 개최돼 총 라운드 수가 27경기에 불과했기 때문에 1년을 주전으로 뛰었어도 경기 수 적립이 적었다.


권경원은 "수원 생활을 편하게 잘 하고 있다. 코칭스태프께서 워낙 선수들 생활이나 훈련 환경을 적응하기 쉽게, 큰 부상 없이 관리를 잘 해주셔서 편안함 속에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나를 믿고 경기에 내보내주신다"며 "올해 수원에 오면서 강등 싸움을 할 줄 알고 왔는데 우리가 이렇게 잘하고 있음에 당연한 듯 하면서도 놀라움이 있다. 이렇게 좋은 순위에 있어서 계속 좋은 순위로 가고 싶다"며 내친 김에 우승까지 노린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경원은 어느덧 베테랑이 돼 수원FC에서 K리그 통산 100경기를 채웠다. 국가대표로서도 1년 가까이 뽑히지 않다가 지난 3월부터 다시 승선해 활약 중이다. 빠르진 않지만 확실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그의 전성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 수원FC 인스타그램 캡처,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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