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트럼프, 전당대회서 대세 굳히기…적수 헤일리도 연사로 '지원사격'(종합)
헤일리, 개막 하루 전날 연사 참여키로
트럼프 피격 후 똘똘 뭉치는 지지층·공화당
'트럼프 대세론' 공고히할 듯
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에도 15일부터 예정대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공화당 경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UN) 대사도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원사격을 위해 연설자로 나서기로 했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은 물론, 공화당 내부도 강력하게 결속하면서, 전당대회가 '트럼프 대세론'을 굳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장 피격'으로 부상을 당한 지 하루만인 14일 오후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도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밀워키에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착륙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 아들 에릭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난 당초 계획대로 오후 3시30분 밀워키로 출발할 것"이라며 "전날 끔찍한 일로 위스콘신 방문과 공화당 전당대회 일정을 이틀 연기하려 했지만, 총격범이나 암살 용의자가 일정표나 다른 어떤 것을 강제로 바꾸게 할 순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예정대로 전당대회를 연다. 이 가운데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헤일리 전 대사는 전당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연설자로 나서기로 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전당대회에 초청받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 총격 사건 이후 공화당 내부가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지지층을 강하게 결속시키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헤일리 전 대사도 당의 구심점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협력해야 향후 정치 행보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출정식인 이번 행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다. 러닝 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도 공개된다. 전당대회 3일 차인 오는 17일에는 부통령 후보가 수락 연설, 마지막 날인 18일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비전을 제시한다.
당초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지난달 말 열린 대선 TV 토론 완승에 이어 이번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대세론을 굳힌다는 구상이었다. 위스콘신에서 전당대회를 연 것도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에서 일찌감치 세몰이에 나서며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여기에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으로 지지층이 결집하며 대선 승리의 무게추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후 6시10분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 도중 암살범이 쏜 총알이 오른쪽 귀를 스치며 상처를 입었다. 총격범은 즉시 사살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직후 경호원에게 둘러싸여 대피하면서도 머리 위로 나부끼는 성조기 앞에서 주먹을 여러 차례 불끈 쥐어 보이며 의연하고 강인하며 건재한 모습을 과시했다. 그는 "싸우자"고 외쳤고, 지지자들도 "USA"를 외치며 환호했다. 고령과 인지능력 논란으로 사퇴 기로에 놓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는 정반대의 이미지로 마치 영웅 같다는 평가를 낳았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이날 트루스 소셜에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단결해 미국인으로서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강하고 단호하게 행동하며 악이 승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썼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이날 범인을 '괴물'이라고 강력 규탄하며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는 "내 남편을 비인간적인 정치 기계로 인지한 괴물이 트럼프의 열정에 조종을 울리려 했다"며 "미국의 정치는 우리 공동체를 끌어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우리는 다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계획대로 열리는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 메이트 후보군과 셀럽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연단에 선다. 부통령 후보로 거론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J.D. 밴스 상원의원,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등이 연사 명단에 포함됐다.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다 중도 사퇴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연사로 무대에 오른다. 이 밖에 극우 논객 터커 칼슨, 래퍼 앰버 로즈, 컨트리 가수 리 그린우드, 격투기 단체 UFC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나 화이트 등도 연설자로 나선다.
전당대회는 일자별로 ▲15일에는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경제) ▲16일에는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이민·범죄) ▲17일에는 미국을 다시 강하게(외교·안보) ▲18일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국정 전반)를 주제로 열린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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