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박나래 이어…요즘 스타들 줄지어 '촌캉스' 간다, 왜
전현무와 박나래가 ‘촌캉스’(시골+바캉스)를 제대로 즐겼다. 시골집에서 꽃무늬 티셔츠에 일바지 차림으로 사진도 찍고 시원하게 등목도 했다. 저녁엔 직접 캔 더덕에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의 분당 최고 시청률은 9.6%(닐슨)까지 치솟았다. 6개월 만에 한국갤럽의 ‘한국인이 가장 즐겨보는 방송’ 1위를 탈환했고, 한국기업평판연구소 7월 화제성 지수에서도 예능 프로그램 평판 1위를 차지했다. ‘나 혼자 산다’를 연출하는 허항 PD는 전화 인터뷰에서 “트렌드를 잘 아는 박나래가 촌캉스를 제안했다. 촌캉스가 젊은 층에 인기 있는 콘텐트라는 걸 이번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시골이 배경인 신생 예능 프로그램도 많다. 지난달 파일럿 방송한 MBC ‘이 외진 마을에 왜 와썹’은 박준형·브라이언·쟈니(NCT) 등 재미교포 가수들의 좌충우돌 시골 탐험기다. 18일 시작하는 tvN ‘언니네 산지직송’은 염정아·안은진·박준면·덱스 등이 출연하는 어촌 리얼리티 예능이다. 첫 회 게스트는 배우 황정민이다. 이은지·미미·이영지·안유진이 출연하는 MZ세대 대표 예능 tvN ‘뿅뿅 지구오락실’은 최근 스핀오프 ‘지락이의 뛰뛰빵빵’을 내놓았다. 가장 먼저 경기도 가평의 한옥으로 촌캉스를 떠났다. 멤버들은 도착하자마자 일바지로 갈아입고 밀짚모자를 쓴 채 농촌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방탄소년단(BTS) 진은 전역 후 첫 예능으로 MBC ‘푹 쉬면 다행이야’를 선택했다. 무인도 폐가를 ‘0.5성급 호텔’로 고쳐 시청자를 초대하는 콘셉트인데, 안정환·붐·김대호 등이 호텔 직원으로 나온다. 방송일은 미정이다. 가수 임영웅도 촌캉스 열풍에 합류했다. 이달 중순 차승원·유해진과 tvN ‘삼시세끼’를 녹화한다. 4년 만에 돌아오는 ‘삼시세끼 어촌편’ 녹화를 앞두고 라이브 방송에서 임영웅은 “진심으로 즐거워하고 진짜 내 모습대로 사는 걸 여러분께 가까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체 제작 유튜브 콘텐트에서도 촌캉스가 대세다. 걸그룹 에스파는 무대 위 강렬한 모습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변신했다. 직접 장작불을 붙여 삼겹살을 굽고 고무신 던지기 게임으로 친목을 다지는 모습을 유튜브를 통해 팬들에게 전했다. 2PM의 준케이·닉쿤·우영도 강원도 홍천으로 자급자족 촌캉스를 떠나는 자체 유튜브 예능을 공개할 예정이다. 가로등도, 편의점도 없고, 인적도 없는 환경에 놀라는 모습이 예고편에 담겼다.
촌캉스 예능은 요즘 젊은 세대의 힐링 추구 트렌드를 반영한다. 이런 트렌드는 소셜미디어(SNS)에서도 확인된다. 인스타그램에는 관련 키워드의 게시글이 9만건 이상이고, 촌캉스 콘셉트 여행 인증샷은 100만건이 넘는다. 특히 일바지를 입고 막걸리를 나눠 마시는 사진이 많다. 논밭을 멍하니 보며 머리를 식히는 ‘논멍’ ‘밭멍’ 등의 신조어도 생겼다.
인하대 이은희 명예교수(소비자학)는 “약과·양갱 등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 할머니 취향의 밀레니얼 세대) 메뉴가 인기였는데, 그 흐름이 촌캉스로 이어졌다. 젊은 세대에겐 시골 풍경이 색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푸근한 힐링 공간인 동시에 감성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트렌디한 곳”이라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도 KBS2 ‘1박2일’, SBS ‘패밀리가 떴다’ 등 농어촌 예능들이 많았다. 다만 최근에는 예전과 달리 미션을 수행하지 않고 쉬거나 노는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경쟁적인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는 걸 보는 것만으로 시청자에겐 힐링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국내 농어촌 배경 예능은 고물가, 고환율로 인한 제작비 급증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요가강사 바지는 XXL이었다…‘바퀴벌레 소굴’ 그 집의 비극 | 중앙일보
- 만화방 음란행위 한 중년남녀…"가정사 개입말라" 뻔뻔 변명 | 중앙일보
- "판검사요? 제가요? 왜요?"…SKY 로스쿨생은 여기 간다 | 중앙일보
- 일본 유흥업소 근무 논란에…결국 사과한 걸그룹 멤버 | 중앙일보
- 박지성 "이것밖에 안되나" 이동국 "이건 아니다" 축구협 직격 | 중앙일보
- 신입 초봉이 무려 9000만원…평균 연봉 5000만원 올린 현대차 | 중앙일보
- 트럼프 쏜 20세 백인, 고교 때 전국 수학∙과학상 받은 우등생이었다 | 중앙일보
- [단독] 대통령실 행정관 "김 여사, 명품백 받은 당일 반환 지시" | 중앙일보
- 쯔양 협박해 돈 뜯은 '사이버 레커'…"특수공갈죄 처벌 가능" | 중앙일보
- '백종원의 7대 거짓말' 꺼낸 연돈볼카츠 점주들 "일방적 주장"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