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윤여표 (9) 식약청은 모두 한 가족… ‘섬김과 봉사’로 행정 펼쳐

김동규 2024. 7. 1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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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이루 말하랴/ 자나 깨나 주의 손이 항상 살펴 주시고/ 모든 일을 주 안에서 형통하게 하시네."

이는 식약청과 관계 부처의 신속한 대응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돼 사망률이 낮아진 결과라고 본다.

당시 식약청 직원을 사랑하는 가족으로서 섬김의 행정을 펴기 위해 무척 노력했다.

모두가 한 가족으로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행정을 펼치니 모두가 호응하면서 따라와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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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섬기고 봉사하는 자세로 소통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 추구
가족 같은 마음으로 식약청 조직 개편
수요자 중심 체질로 바꾸려 집중 노력
윤여표(오른쪽) 전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베트남 정부 관계자와 손을 맞잡고 있다. 윤 전 청장 제공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이루 말하랴/ 자나 깨나 주의 손이 항상 살펴 주시고/ 모든 일을 주 안에서 형통하게 하시네.”

새찬송가 301장 ‘지금까지 지내온 것’을 발췌했다. 이를 꺼낸 이유는 멜라민 사태와 석면 탈크 사건으로 언론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국회의원들의 강도 높은 추궁 등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지내온 것 모두 하나님의 은혜였기 때문이다.

2008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청장으로 취임하고 2년여 재임했다. 취임부터 국민을 섬기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자세로 국민과 소통을 강화했다.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석면 탈크 함유 의약품 사건을 계기로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등 많은 일을 해냈다. 우선 먹거리에서는 국민이 누구나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사전 위해 예방’ 기능을 강화했다. 가장 먼저 국민이 안심하고 믿고 찾는 식품이 유통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신종 인플루엔자가 국내까지 대유행해 몸살을 앓았지만 여덟 번째 백신 개발생산국이 돼 진정 국면을 맞이했다. 이는 식약청과 관계 부처의 신속한 대응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돼 사망률이 낮아진 결과라고 본다.

각종 ‘파동’을 겪으면서도 역대 청장 중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앞서 1998년 창설된 식약청은 11년이 지나는 동안 청장이 9명이 나왔었다. 이들의 평균 재직 기간을 계산하면 1년 2~3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큰 사건 사고가 터지면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나는 식약청장 취임한 후 ‘생쥐깡’ ‘멜라민 과자’ ‘석면 탈크’ 등 사태가 있었지만 자리에 남을 수 있었다.

과거 식약청은 국민 사이에서 업계 위에 ‘군림하는 행정기관’으로 인식돼 있었다. 규제와 단속 그리고 처벌을 주로 담당하는 업무도 있을뿐더러 당시 직원들의 고압적인 조직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식약청 자체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 구체적인 정책이나 실적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일을 해내더라도 청장이 떠난 후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취임 이후 수요자 중심으로 조직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했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가족 간에 생기는 불평과 불만은 가족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가정의 화목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용서와 사랑 등은 필수적인 요소다. 하나님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우리를 용서하고 사랑하셨다. 이처럼 우리도 서로의 잘못을 기꺼이 용서하고 서로 사랑해야 한다. 이 같은 문화를 식약청 조직의 체질에 담기로 했다. ‘섬김과 봉사’가 바로 그것이다.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해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골 3:13)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마 7:1)

당시 식약청 직원을 사랑하는 가족으로서 섬김의 행정을 펴기 위해 무척 노력했다. 모두가 한 가족으로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행정을 펼치니 모두가 호응하면서 따라와 줬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 같은 노력과 섬김이 모여 식약청장이란 자리에 가장 오래 머무를 기회가 되지 않았나 회고해 본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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