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초봉 9400만원, 조합 측 “연봉 5000만원 인상 효과”
완성차 업계 임금협상 한창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의 임금 인상에 합의하며 신입사원 초봉 최고 9000만원(성과급 포함 기준) 시대를 열었다. 관례에 따라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기아도 비슷한 수준의 임금 인상에 합의할 전망인 가운데, 국내 중견 완성차 3사의 노사 교섭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 노사는 2019년부터 6년 연속 파업없이 단체교섭을 마쳤다. 1987년 현대차 노조가 창립된 뒤 무파업 최장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현대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 4만3285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진행(투표율 84.53%)했고, 2만1563명이 찬성해 전날 최종 가결됐다.
현대차 노사의 올해 합의안은 기본급 4.65%(월 11만2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경영성과금·품질향상격려금 등(기본급의 500%+정액 1800만원), 현대차 주식 25주 지급 등이다. 현대차 전체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1700만원(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인데, 노조 측은 이번 임단협으로 조합원 1인당 평균 5012만원의 연봉 상승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 측은 노조 측이 주장하는 ‘연봉 상승 효과’와 실제 연봉 인상금액은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실제 전년대비 개인 연봉인상 평균금액은 1000만원대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신입사원의 몸값도 국내 최고수준으로 올랐다. 현대차는 지난해 성과에 대한 기여가 없는 올해 신입사원이라도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금액은 입사 시기별 상이). 직무·근무조건·근무기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올해 1월 입사한 현대차 대졸 신입의 초봉(세전)은 최고 9400여만원이 될 전망이다. 신입사원의 기본급은 5000만원 중반인데, 성과급만 4000만원에 육박한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 신입사원 초봉이 주요 대기업 중 최상위권”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이밖에 기술직 800명 추가 채용(2026년까지 3년간 1100명 채용), 특별사회공헌기금 15억원 조성, 퇴직 후 숙련 재고용(촉탁 계약직) 제도 연장(현행 1년→2년)에도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현대차의 숙련 근로자 재고용은 사실상 62세까지 정년연장 효과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모비스 노사도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격려금(기본급의 500%+정액 1520만원) 등의 합의안을 마련했고, 현대모비스 노조는 지난 12일 이를 가결했다. 기아 노사의 교섭이 남아있긴 하지만, 관례에 따라 ‘형님’ 현대차와 유사한 수준에서 교섭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등 국내 중견 3사의 노사 협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GM 노조(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지난 8일부터 하루 4~6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 측은 올해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지난해 순이익의 15%) 지급, 상여금(통상임금의 3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GM 사측은 기본급 7만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타결일시금(350만원), 경영성과급(700만원) 등을 제시해, 노사의 간극이 크다.
르노코리아 노사의 경우 지난 11일 진행된 첫 본교섭에서 기본급 인상률, 임금피크제, 성과급 제도 개선 등에 대한 이견을 확인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3일부터 교섭을 시작했다. KG모빌리티 노조 측은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기본급 14만3000원 인상, 정년 63세 연장, 퇴직연금제 도입 등을 담은 바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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