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우, 1년 기다림 끝 ‘통산 2승’
‘버디 폭격기’ 고지우(22)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통산 2승째를 거뒀다.
고지우는 14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골프장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만 잡아낸 끝에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정상을 밟았다. 합계 17언더파 2위 전예성(23)과 15언더파 공동 3위 이채은2(25), 윤이나(21) 등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았다.
2022년 데뷔한 고지우는 지난해 7월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골프장에서 열린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1년 만에 비슷한 유형의 고지대 코스에서 정상을 밟으면서 산악 지형에 강한 면모를 뽐냈다.
고지우는 2022년 입문하자마자 KL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버디(336개)를 잡아내 ‘버디 폭격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버디율은 20.97%로 전체 2위였고, 지난해 17.18%(15위)에 이어 올 시즌엔 20.94%(6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이날 최종 라운드에선 티샷이 흔들리면서 페어웨이를 자주 놓쳤고, 그 탓에 많은 버디를 낚진 못했다.
1타 차 단독선두로 마지막 날 경기를 시작한 고지우는 1번 홀(파4)에서 2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8번 홀까지 타수를 추가하지 못해 멀리 도망가지 못했다. 기다렸던 버디는 9번 홀(파4)에서 나왔다. 세컨드 샷을 핀 3m 옆으로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 2타 차 단독선두로 달아났다.
챔피언 조에서 함께 플레이한 이채은과 전예성도 끝까지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채은은 11번 홀(파5)까지 버디 4개를 기록하면서 고지우를 1타 차이로 쫓았고, 전예성도 1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선두 고지우에 1타 뒤진 17언더파 공동 2위가 됐다. 전반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던 장타자 윤이나도 후반에만 버디 5개를 몰아치면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승부는 15번 홀(파5)에서 결정됐다. 경쟁자의 거센 추격을 받던 고지우는 4.6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고지우는 “어젯밤 너무 긴장돼서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지난해 첫 우승을 차지한 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힘들었다. 그동안 간절하게 우승을 기다렸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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