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원희룡 서로 “나를 도와야”…한동훈 독주에 단일화론 다시 부상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가 후반전에 접어든 가운데 ‘나경원-원희룡 단일화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 이후에도 복수 여론조사에서 1강(한동훈)·2중(나경원, 원희룡)·1약(윤상현) 구도가 이어지면서다.
나 후보는 지난 13일 경남·창원 당원협의회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생각이 비슷하다면 거친 싸움보다는 (원 후보가) 사퇴하는 게 낫지 않나”며 “자연스럽게 저를 돕는 게 어떨까”라고 말했다. 이에 원 후보는 “나 후보가 저를 돕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원 후보 측 이준우 대변인은 14일 “각자 후보가 최선을 다하고, 때가 되면 물 흐르듯 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당권 레이스 초반만 해도 두 후보는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한동훈 1강’ 구도가 계속되자 기류가 달라졌다. 한국갤럽의 지난 9~11일 조사에서 한 후보 지지율은 36%였고, 나 후보 17%, 원 후보 10%, 윤상현 후보 7% 순이었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일부 조사에서 나 후보 지지율이 원 후보에 비해 다소 반등하면서, 나 후보 측이 단일화론에 더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전당대회에서 단일화는 늘 변수였지만 성사된 적은 없었다. 이준석 돌풍이 거셌던 2021년 전당대회에선 주호영·나경원 후보의 ‘주·나 연대’, 지난해 전당대회 땐 친윤 김기현 후보에 맞선 안철수·천하람 후보의 ‘안·천 연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성사되진 않았다.
일각에서는 1위 후보가 과반에 못 미치면 치러지는 결선투표(28일)로 인한 ‘자동 단일화’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윤상현 후보는 14일 “결선투표가 도입돼 자연스럽게 연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윤계 나 후보와 친윤계 원 후보 지지층의 성향이 달라 둘 중 하나가 결선투표에 나가도 서로의 지지율을 온전히 흡수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당 선관위가 이날 후보자 간 상호 비방전을 겨냥한 ‘주의 및 시정 명령’을 공고했지만, 당권 주자들은 멈추지 않았다. “2년 임기 당 대표를 1년 만에 내팽개치고 본인의 꿈만 좇겠다는 건 몰염치하다”(나 후보)거나 “상향식 공천으로 지난 밀실 공천, 사천(私薦)을 없애겠다”(원 후보)는 한 후보를 겨냥한 파상공세가 계속됐다.
한 후보는 이날 대전·충청권 당원 간담회를 열었고, 나 후보는 제주와 부산·경남 지역을 잇따라 방문했다. 원 후보는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고, 윤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 집중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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