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이렇게 뭐 하나 좋은 게 없을까 [편집장 레터]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sky6592@mk.co.kr) 2024. 7. 1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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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중순, 네이버는 정부와 공공기관 공식 사이트를 검색할 때 자동으로 따라나오는 ‘최신 콘텐츠’ 연동 서비스를 6월 내로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환경부’를 검색하면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X(트위터), 유튜브, 포스트 등의 링크 창이 떠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식이었는데요. 이런 SNS 링크를 대신해 보도자료와 공지사항 등을 중심으로 정리한다고 설명했죠. 네이버가 예고한 6월 말이 지났지만, 아직 서비스 종료는 되지 않았습니다. (예고와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네이버가 이런 식으로까지 인스타와 유튜브에 밀리는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견제에 나섰구나’ 싶어 씁쓸했던 단면이었죠.

그런가 하면 지난 7월 11일에는 네이버가 블로그 하단의 UI(유저 인터페이스)를 개선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기존에는 블로그 하단이 ‘블로그 카테고리 글’과 ‘블로그 인기글’, 단 2개의 블록으로만 구성되어 있었죠. 앞으로는 주제, 태그, 장소, 글감 등 다양한 블록을 연계한다는 구상입니다. 예를 들어 파리 여행을 다룬 블로그 포스팅에 들어가면 아래쪽에 파리의 장소를 다룬 내용, 파리와 연결되는 글감, 파리 이미지 등 다양한 관련 링크를 보여준다는 의미죠. 이외에도 네이버 숏폼 동영상 서비스인 ‘클립’과 관련 ‘인물’을 보여줄 수 있는 블록도 연결할 계획이라네요.

전혀 다른 얘기 같지만, 사실은 같은 얘기입니다. 경쟁 서비스인 인스타, 유튜브로 가는 길은 차단하고 대신 네이버 주요 서비스인 블로그 체류 시간은 늘리겠다는 의도죠.

블로그는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입니다. 지난해에만 신규 블로그 126만개가 개설됐고, 2억4000만개 글이 작성됐다죠. 특히 10~30대가 블로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젊은 이용자가 많습니다. 블로그가 불날수록, 네이버도 신이 난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정부와 공공기관 검색 때 나오는 SNS 링크를 없앤다’는 지극히 옹색한 아이디어를 짜낼 만큼, 네이버가 유튜브와 인스타에 느끼는 공포감은 어마어마한 듯합니다. 뭐 그럴 만도 합니다. 지난 5월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이 3억8993만7341시간으로 유튜브(18억210만8742시간), 카카오톡(5억6587만7442시간)에 이어 ‘오래 사용하는 앱’ 3위를 기록했죠.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은 3월에는 네이버에 이어 4위였지만 4월 네이버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선 후 5월에도 순위를 지켰습니다. 그사이 인스타와 네이버 체류 시간 격차는 훨씬 커졌고요.

체류 시간은 줄어들고, 검색 엔진 점유율은 1월 1일 62%에서 6월 25일 56.5%로 떨어지고, 커머스는 거래 금액이 줄고 있고, 설상가상 라인야후 사태 이후 해외 사업 불확실성은 증폭됐고, 신성장동력이라는 AI는 지지부진하고, 이런 가운데 임원들은 보유 주식을 줄줄이 매도하고… 어쩜 이렇게 뭐 하나 좋은 게 없을까요. 그러니 주가도 죽을 쑬 수밖에요. ‘국민주’ 네이버가 어쩌다 ‘국민 배신주’ 나락으로 떨어졌는지, 매경이코노미가 심층 분석했습니다(p.50~54).

[김소연 편집장 kim.so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8호 (2024.07.10~2024.07.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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