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홈런킹 강민호의 한방에… 잠실은 엘도라도가 됐다

김효경 2024. 7. 1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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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39)가 해결사로 나섰다. 삼성 라이온즈가 강민호의 결승포를 앞세워 2위를 지켰다.

강민호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2-2로 맞선 7회 초 2사 1·2루에서 두산 이영하를 상대로 시즌 8호 3점 홈런을 때려냈다. 6회까지 1-2로 끌려가던 삼성은 강민호의 홈런 덕분에 빅이닝을 만들면서 5-2로 경기를 뒤집었다.

강민호는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이 떠난 뒤 아직 루벤 카데나스가 합류하지 않아 4번 타순에 들어섰다. 포수 통산 홈런 1위(327개)인 강민호는 4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 활약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삼성 팬들은 리드를 잡은 8회 초 응원곡 '엘도라도'를 부르며 기쁨을 만끽했고, 불펜의 호투로 승리까지 챙겼다. 삼성은 두산을 꺾고 2위를 지켰다.

전반기 타율 0.270, 3홈런을 기록했던 강민호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5경기에서 홈런 3개 포함 10안타(타율 0.588)를 몰아쳤다. 강민호는 "전반기에 너무 못 쳤다. 잘 안 됐던 게 후반기에 나오는 것 같다. 하루하루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 벤치는 7회 강민호 앞 타석에서 구자욱을 고의볼넷을 보냈다. 강민호는 "(자극이 된 건)아니었다. 당연히 나랑 승부할 줄 알았다. 대기타석에서 어떻게 쳐야 하나 생각했다. 이진영 코치님이 변화구를 생각할 거면 몸쪽으로 오는 걸 보라고 했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초구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홈런으로 만든 강민호는 "최근 감이 좋아서 그런지 초구에 배트가 나갔다. 결과가 잘 나와서 기분좋다"고 했다.

강민호는 올 시즌 박용택(전 LG·2237경기)이 갖고 있던 KBO리그 통산 최다 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통산 홈런 순위도 곧 10위 안으로 진입한다. 9위 이범호(329개)와 2개, 10위 심정수(328개)와는 1개 차다. 강민호는 "항상 하는 말이지만 어린 나이부터 오래 하다 보니 톱 10안에 드는 기록이 많다. 잘 한 것도 있지만, 올해도 건강하게 하고 있구나란 생각을 한다"고 했다.

삼성 포수 강민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안방마님으로서의 역할도 완벽하게 수행했다. 선발 이승현을 잘 이끌면서 불펜진과도 호흡을 맞춰 두산 타선을 상대로 2점만 내줬다. 특히 1회 강승호, 3회 조수행의 도루 시도를 막아내면서 두산의 기동력을 무력화시켰다.

강민호는 "승현이가 좋은 투구를 했고, 어제 경기에서 (원)태인이가 일찍 내려가서 불펜 소모가 많았는데 승현이가 투구수 관리를 잘 했다. 그래서 이기는 데 발판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최근 프로야구에선 베테랑들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 강민호 역시 어느덧 우리 나이 마흔이 됐다. 그는 "이제는 생존해야 나이고, 기량이 안 되면 물러나야 하는 위치에 있다"며 "전반기 끝날 때부터 준비를 했다. 내가 못 칠 때 어린 선수들이 전반기에 잘 쳐줬는데, 선수들이 지칠 때 고참으로서 이길 수 있는 타점을 올려 좋다"고 했다.

그는 "형우 형한테도 '우리가 오래 하면 유니폼 입을 시간이 길어진다'는 이야기를 했다. 경쟁력이 없다면 당연히 물러나는 게 맞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은퇴 시기를 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형우 형이 잘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강민호는 데뷔 이후 아직 한국시리즈에 나선 적이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한국시리즈에 가고 싶다"고 했다. 강민호는 "한국시리즈 냄새도 못 맡았다. 취재진도 많이 온다던데"라고 웃으며 "좋은 분위기 속에 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시리즈에 가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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