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미국, 정치폭력 증가""트럼프, 공화당 순교자로 환영받을 것"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눈 총격 사건에 대해 이번 사건이 대선을 앞두고 극단적으로 분열된 미국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사회가 양극단으로 나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텔레그래프는 총격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싸우자(Fight)"고 외치며 무대를 내려선 모습에 대해 "공포의 비명이 열광적인 USA(미합중국) 연호로 재빨리 바뀌었다"며 "이 사진이 이번 대선을 정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매치인 이번 선거를 앞두고 두 후보 간 접전이 펼쳐지면서 유권자들도 둘로 갈라지는 모습을 보여왔고, 상대 후보에 대한 비난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기간 페이스북에 조 바이든 대통령을 조롱하는 게시글을 수차례 올렸다. 하루 전인 12일에도 바이든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킨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지칭한 실수를 하는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를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민주당 내에서의 사퇴 요구에도 불과하고 '반(反) 트럼프'를 강조하며 대선 완주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 미국 진보 진영의 상징이자 대표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은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그가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후보"라며 "도널드 트럼프는 선동가이자 병적인 거짓말쟁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번 사건을 정치적 폭력으로 보고 단결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에서 이런 종류의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 우리는 하나의 국가로서 단결하여 이를 규탄해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가 이 나라를 통일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밥 페이프 시카고대 교수는 영국 가디언에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정치 폭력이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보복 위협에 대해서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총격 사건에도 건재함을 강조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이번 사건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정치전략가였던 민주당 데이비드 액슬로드는 "다음 주 공화당 전당대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일종의 순교자로 환영받을 것"이라며 "그가 전당대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의) 눈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2년 동안 수십 개 범죄 혐의와 맞서 싸운 정치적 박해자"라며 "암살 시도를 극복한 것 때문에 공화당과 마가(MAGA) 진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미화하고 존경하는 새로운 표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에선 암살 미수 사건을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격에 활용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로 꼽히는 J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은 "바이든 캠페인의 전제는 도널드 트럼프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 수사가 트럼프의 암살 시도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마이크 콜린스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을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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