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링·워치·이어폰, 美 고령층 헬스케어 시장도 잡는다 [갤럭시 언팩]
수면의 질을 알리는 반지, 당독소를 측정하는 시계 등 웨어러블 신제품을 내놓은 삼성전자가 고령층 헬스케어 시장을 정면 조준한다.
규제 등으로 실시간 혈당 체크나 치료를 웨어러블 기기에서 바로 할 수는 없지만, 의료 인증을 받은 수면무호흡 진단과 24시간 측정하는 심박·호흡·당독소 등을 측정한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손목이나 손가락에서 모인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기관과 협력해 ‘측정·진단·치료·관찰’의 전 단계를 연결하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구현하려 한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 박헌수 디지털헬스팀장이 밝힌 삼성 헬스의 비전이다. 박 팀장은 재미교포이자 미국 의사로, 삼성 MX의 헬스케어 부문을 지휘하고 있다.
‘측정 지표’ 확 늘리고
삼성전자가 지난 10일 공개한 갤럭시 워치7·울트라는 최첨단 바이오 액티브 센서를 탑재했다. 박 팀장은 “고강도 운동 중에도 심박수 측정 정확도가 기존 제품보다 30% 높아졌고, 최종당화산물(AGEs) 등 더 다양한 지표도 측정한다”라고 설명했다. AGEs는 당 분자가 피부 단백질과 결합해 생성된 일종의 당 독소로, 실시간 측정하는 혈당보다 장기간 누적돼 나타나는 수치다.
박 팀장은 “중요한 건 AGEs 수치를 수면 중에 측정하며, 매일 큰 변화가 없더라도 3~6개월간의 추이를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침습(바늘로 뚫지 않는 방식) 혈당 측정으로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승인을 받은 스마트 워치나 링은 아직 없다. 하지만 갤럭시 워치7은 AGEs로 사용자의 노화 및 건강상태를 지속적·장기적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무게 2~3g(링), 30g대(워치)에 불과해 몸에 장시간 착용해도 부담 없는 강점 덕분이다.
박 팀장은 “2~3일간 갤럭시 워치7을 착용하고 테스트해서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라며 “수면을 통해 근육 회복과 정신 안정, 심혈관 질환 여부도 알 수 있어 무궁무진한 지표를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 갤럭시 링·워치7는 배란일과 생리 주기 예측 등 여성 건강관리 기능도 갖췄다.
‘습관 잡는’ 웨어러블
박 팀장은 종합적인 측정, 개인 맞춤화, 동기 부여를 삼성 웨어러블의 3대 특징으로 꼽았다. 갤럭시 링은 착용자의 신체·정신 상태를 수면·활동·심박수·심박변이도 등을 종합 산출해 수치로 제공할 뿐 아니라, 갤럭시AI의 온디바이스 언어모델(LLM)을 통해 개인 맞춤형으로 필요한 격려나 경고를 해 준다. 박 팀장은 “사용자의 일상 행동을 바꾸고 습관을 형성하게 하는 동기부여”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신제품 블루투스 이어폰 ‘갤럭시 버즈3’는 사용자가 10분 이상 과도하게 목을 숙이면 스트레칭을 권하는 알림을 보내는 ‘거북목 방지‘ 기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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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엔드 투 엔드’ 케어도
박 팀장은 “웨어러블 기기가 치료를 하는 게 아니라 의사에게 확인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고, 앞으로는 바로 진료 예약이나 가정 테스트 같은 후속 조치로 연결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퇴자협회(AARP)와 65세 이상 고령층 대상 헬스케어 지원을 협의 중”이라며 “삼성의 웨어러블 기기로 측정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의사와 연결해주며, 치료 후 관리까지 하는 엔드 투 엔드(E2E) 서비스 제공이 목표인데, 매우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는 AARP는 미국 내 3800만 명 이상 회원을 보유하고, 고령층 사회보장·건강보험 관련 입법·선거에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비영리단체다. 지난 1월 CES 2024에서는 AARP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시니어 헬스케어 기술에 대한 전시관을 열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삼성전자에 이미 TF를 구성해서 TV·냉장고 등 가전과 웨어러블 제품을 연결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삼성의료원과의 심혈관 건강관리 및 당뇨 연구, MIT 미디어랩과의 수면무호흡 연구 외에도 브리검 여성병원, 툴레인 의과대학 등과 다양한 헬스케어 임상시험 및 연구를 진행한다”라고 밝혔다.
파리(프랑스)=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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