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 모두 공감…‘인사이드 아웃2’ 70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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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불안이'에게 중장년층 어른들이 몰입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디즈니 픽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2'가 전날까지 745만1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인사이드 아웃 2'는 지난해 개봉한 '엘리멘탈'의 최종 관객 수 724만여명을 뛰어넘어 픽사가 국내에 선보인 애니메이션 중 흥행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인사이드 아웃 2'의 파급력은 전 세계에서 기대를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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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의식과 재미 잘 버무린 것 주효”
고삐 풀린 ‘불안이’에게 중장년층 어른들이 몰입했다. 사춘기에 찾아 온 ‘당황이’와 ‘부럽이’에겐 아이들이, 감정 소모에 머리가 아파진 ‘따분이’에겐 직장인들이 공감했다. 인간의 감정을 대책없이 파헤친 애니메이션이 전 세대를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디즈니 픽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2’가 전날까지 745만1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주말 기준 20만명이 넘는 일일 관객 수를 이어가고 있는 이 영화는 13일 오전 누적 관객 수 700만명을 돌파했다.
‘인사이드 아웃 2’는 지난해 개봉한 ‘엘리멘탈’의 최종 관객 수 724만여명을 뛰어넘어 픽사가 국내에 선보인 애니메이션 중 흥행 1위에 올랐다. 각각 1300만, 1000만 관객을 달성한 ‘겨울왕국 2’(2019)와 ‘겨울왕국’(2014)에 이어 국내 개봉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톱3에도 등극했다. 한국영화 ‘파묘’(1191만명)와 ‘범죄도시4’(1150만명)에 이어 올해 국내 개봉작 중 세 번째로 많은 관객 수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작품은 497만명의 관객을 모은 전편 ‘인사이드 아웃’ 이후 9년 만에 돌아왔다. 열세 살이 된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콘트롤 본부엔 ‘사춘기’ 버튼이 생기고 불안이, 당황이, 따분이, 부럽이 등 낯선 감정들이 새롭게 등장한다. 영화에 공감하는 주요 관객층은 당연히 사춘기를 지나는 청소년과 그 부모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인사이드 아웃 2’의 파급력은 전 세계에서 기대를 뛰어넘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성인 관객들의 공감은 엄청나다. 인생의 모든 시기에 치열한 경쟁을 지나왔고 사회 전반적으로 나보다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경향이 심한 탓이다. 학교, 가정, 일터 등 모든 곳에서 성실과 완벽에 대한 압박이 지나친 영향도 크다.
불안이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해 날뛰다가 멈춰 서버리는 장면이 ‘K공감 무비’로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이 대목이 정작 아이들에겐 낯설고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반면 어른들에게는 불안에 잠식된 경험을 떠오르게 하며 큰 ‘한 방’으로 작용한다.
전편에서 라일리의 성장과 함께 엉뚱하고 즐거운 상상을 상징하는 캐릭터 빙봉이 사라질 때 성인 관객들이 씁쓸함을 느꼈던 것과 비슷하다. ‘인사이드 아웃’만이 가진 절묘한 은유는 어린이보다 성인들에게 더 인상적이다.
최근 한국 관객을 위해 특별히 공개된 포스터는 눈길을 끈다. ‘인사이드 아웃 2’의 아트 디렉터로 참여한 로나 리우는 국내 흥행에 감사하는 의미에서 포스터를 작업했다.
바닥에 떨어진 기억구슬 안엔 늘 정신을 차리기 위해 달고 사는 아메리카노와 에너지 드링크, 성과를 상징하는 상장 등 불안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들어있다. 모든 감정 캐릭터들은 서로 안아주며 “토닥토닥!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라고 말한다. 이런 위로는 한국인에게 일명 ‘눈물 버튼’이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인사이드 아웃’이나 ‘겨울왕국’의 흥행은 국내에 애니메이션 팬층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을 보여준다”며 “연령대와 상관없이 인간이 가지는 보편적인 감정과 주제의식을 재미와 잘 버무린 것이 인기에 주효했다. 국내 애니메이션이 벤치마킹할 만한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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