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율 “‘커넥션’ 통해 악역 증명하고 싶었다…다음엔 슈트 대신 트레이닝복”

정진영 2024. 7. 1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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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을 위해서라면 잔혹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 검사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머뭇거리고 한없이 다정한 검사.

권율은 "지금까지 슈트를 거의 매 작품 입었다"며 "앞으로는 백수 한량에 잘 씻지도 않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숨 고르기를 한 뒤에 다시 검사나 새로운 악역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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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율.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목적을 위해서라면 잔혹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 검사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머뭇거리고 한없이 다정한 검사. 전혀 다른 얼굴의 두 인물이지만 본체는 같았다. 광기와 다정함을 넘나드는 배우 권율이다.

권율은 최근 방영한 드라마들에서 연이어 검사를 연기했다. 드라마 ‘커넥션’의 종영을 맞아 지난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율은 “제가 공부를 잘하게 생겨서 검사 역할이 자주 들어오는 걸까요? 공부를 잘하진 못하는데”라며 웃었다. 그는 ‘커넥션’에선 냉혈한 검사 박태진을,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에선 순애보 검사 장현우를 맡았다. 지난해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에선 원칙주의자 검사 차영운으로 출연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커넥션'의 한 장면. SBS 제공


세 인물의 성격이 다 다르다지만 ‘권율이 그리는 검사’의 모습이 정형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을 테다. 권율은 “(드라마) 장르마다 분위기와 느낌이 달랐다. ‘놀아주는 여자’는 팬시한 느낌을 강조했다. 그래서 체중을 좀 감량했다면, 박태진은 40대 검사의 묵직함을 주고 싶어 평소보다 체중을 4~5㎏가량 늘렸다”며 “정형화되는 지점을 잘 경계해서 연기하려고 한다. 늘 공부해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권율은 최근 종영한 ‘커넥션’에서 강렬한 악역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태진은 마약에 중독된 형사 장재경(지성)의 학창 시절 같은 반 친구다. 머리가 좋은 박태진은 금형그룹 후계자인 원종수(김경남)를 중심으로 한 ‘이너서클’에서 모든 일의 계획을 세우고 주도해왔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는 콤플렉스 때문에 성공을 위해선 폭력과 불법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계획이 잘 안 풀릴 땐 눈을 희번덕거리며 폭주하고, 모든 일이 생각한 대로 풀려갈 땐 한껏 자만해 거들먹거리는 그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칭찬을 보냈다.

배우 권율.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앞서 권율은 드라마 ‘보이스’에서 사이코패스 살인마 방제수로 섬뜩한 연기를 보여준 탓에 악역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커넥션’ 선택을 망설이진 않았는지 묻자 그는 “강렬한 악역을 하는 데 대한 부담과 두려움이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도 “이 작품으로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악역을 다 보여드리고, 악역을 증명해야겠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떨쳐냈다. 그만큼 캐릭터나 대본이 입체적이고 매력적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슈트를 벗고 트레이닝복을 입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권율은 “지금까지 슈트를 거의 매 작품 입었다”며 “앞으로는 백수 한량에 잘 씻지도 않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숨 고르기를 한 뒤에 다시 검사나 새로운 악역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연기를 하면서는 어떤 작업이든 전혀 물러섬이나 고민 없이 계속 도전하며 끝까지 오래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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