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창궐 주남저수지, 아이들 위해 탐방로 안내판 세워야"

일부 수문 개방에도 14일 녹조 발생 ... 경남시민환경연구소, 현장 답사 통해 제시

[윤성효 기자]

▲ 7월 14일 창원 주남저수지 녹조 발생

▲ 7월 14일 창원 주남저수지 녹조 발생

"시민들은 주말을 맞아 좋은 생태환경에,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건강한 주말을 보내기 위해 주남저수지를 방문하고 있지만, 탐방로에는 녹조 악취와 녹조독이 가득하다. 특히 어린 아이들을 어찌해야 할까."

주말인 14일 창원 주남저수지에 발생한 녹조 상황을 조사한 경남시민환경연구소가 이같이 지적했다. 주남저수지에는 지난 6월 말부터 녹조가 짙게 발생했고, 13~14일 사이 비가 내렸지만 여전히 녹색을 띠고 있는 상황을 환경단체가 우려하고 나선 것이다.

주남저수지 탐방로는 어린이를 포함한 시민들이 자주 찾는다. 특히 주말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환경단체는 녹조독이 공기를 통해 '에어로졸' 형태로 확산된다며 우려하고 있다.

주남저수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고 있으며, 물은 주로 농업용수로 사용되며, 일부 어민들이 어업 행위를 하고 있다. 주남저수지 물은 식수로는 쓰이지 않고 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주남저수지에 한 달가량 빨리 녹조가 발생했다. 2023년에는 7월 말에 녹조가 창궐했던 것이다. 녹조는 흔히 수온이 높거나 물 흐름이 없고(정체), 오염물질이 유입되면 발생한다.

환경단체는 주남저수지의 수문 개방을 요구했다. 배종혁 창녕환경운동연합 고문과 임희자 경남시민환경연구소 정책실장은 13일 농어촌공사 창원지사 앞에서 "녹조 대발생 주남저수지, 수문 당장 개방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지금까지 주남저수지 녹조 발생을 계속 보도했다. 이에 농어촌공사는 13일 오전 11시경 일부 수문을 열어 물을 주천강으로 흘려 보냈다. 앞서 농어촌공사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다음 주 정도에 수문 개방을 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개방일을 앞당긴 것이다.

수문 개방 하루가 지나고 비가 내렸지만 주남저수지에는 녹조가 여전하다. 14일 현장을 살펴본 경남시민환경연구소는 "현재 저수지 수문 개방 수준은 최소로 하고 있다. 어제 수문 개방의 효과는 전혀 없는 듯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문개방으로 인하여 오히려 녹조는 저수지에서 주천강으로 흘러들어 주천강 상류까지 확대된 상황으로 악화되었다"라며 "산남선착장, 용산선착장, 기러기쉼터, 재두루미쉼터, 제3배수장까지 녹조가 그대로 있다"라고 전했다.

경남시민환경연구소는 "저수지 녹조는 이미 심각한 상황에 있기에 수문을 최대로 계속 열어두고 낙동강 물을 끌어들여 물을 순환시켜야 한다"라며 "또 창원시는 녹조 발생에 대한 경고문을 주남저수지 탐방로 곳곳에 게시하여 시민들한테 사실을 알리고 스스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녹조현상을 일으킨 원인 조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간에 해를 주는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을 생성하고, 발진이나 구토, 설사, 두통, 고열, 간 종양을 발생시킨다.

주남저수지는 낙동강이나 진양호와 달리 '조류경보제'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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