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박나래 이어 임영웅도 떠났다…요즘 예능 '촌캉스'가 대세

황지영 2024. 7. 1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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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캉스' 인증샷을 찍는 전현무와 박나래. 사진 MBC '나 혼자 산다'


전현무와 박나래가 촌캉스(시골+바캉스)를 제대로 즐겼다. 시골 민박집에서 꽃무늬 티셔츠에 일바지를 입고 사진을 찍는가 하면, 시원한 등목을 하며 남매 같은 모습을 보였다. 저녁엔 직접 캔 더덕과 삼겹살 구이를 먹으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의 이 장면은 시청률이 분당 최고 9.6%(닐슨)까지 치솟았다. 프로그램은 한국갤럽 조사 ‘한국인이 가장 즐겨보는 방송’ 순위에서 6개월 만에 1위를 탈환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7월 화제성 지수에선 예능 프로그램 평판 1위를 차지했다.

‘나 혼자 산다’를 연출하는 허항 PD는 전화인터뷰에서 “요즘 트렌드를 잘 아는 박나래가 촌캉스를 제안했다. 촌캉스가 젊은 층에 인기있는 콘텐트인 줄은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됐다”면서 “자연의 다채로운 색깔들이 화면에 아름답게 잡혔고, 레트로 감성을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자체 예능에서 촌캉스를 떠난 에스파. 일바지, 화려한 동물무늬 의상으로 갈아입고 패션쇼를 즐겼다. 사진 에스파 유튜브

에스파부터 임영웅까지


신생 예능 중에도 시골을 배경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지난 달 파일럿 방송한 MBC ‘이 외진 마을에 왜 와썹’은 박준형, 브라이언, NCT 쟈니 등 재미교포 출신 가수들의 좌충우돌 시골 탐험기를 그렸다. 18일부터 방송하는 tvN ‘언니네 산지직송’은 염정아, 안은진, 박준면, 덱스 등이 출연하는 어촌 리얼리티 예능이다. 첫 회 게스트로 배우 황정민이 출연한다.
마루에 누워 '눈물의 여왕'을 보는 아이브 안유진의 모습은 온라인에서 '촌캉스의 대표 장면'으로 화제가 됐다. 사진 tvN '지락이의 뛰뛰빵빵'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이 출연하는 MZ세대 대표 예능 tvN ‘뿅뿅 지구오락실’은 최근 스핀오프 ‘지락이의 뛰뛰빵빵’을 내놓았다. 이들 고정출연 멤버들의 자유여행을 담은 콘셉트인데, 가장 먼저 경기도 가평 한옥으로 촌캉스를 떠나 힐링을 겸한 놀이를 즐겼다. 멤버들은 도착하자마자 일바지로 갈아입고 밀집모자를 쓰며 자연스레 농촌의 한옥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방탄소년단 진은 전역 후 첫 예능으로 MBC ‘푹 쉬면 다행이야’를 선택했다. 무인도 폐가를 ‘0.5성급 호텔’로 고쳐 시청자를 초대하는 콘셉트로 안정환, 붐, 김대호 등이 호텔 직원으로 나온다. 방송일은 미정이다.

가수 임영웅도 촌캉스 열풍에 합류했다. 이달 중순 차승원, 유해진과 tvN ‘삼시세끼’ 녹화를 함께 한다. 4년 만에 돌아오는 ‘삼시세끼 어촌편’ 녹화를 앞두고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임영웅은 “진심으로 즐거워하고 진짜 내 모습대로 사는 모습을 여러분께 가까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시골마을에서 아침을 맞이한 박준형, 브라이언, NCT 쟈니, 조나단. 사진 MBC ‘이 외진 마을에 왜 와썹’


자체 유튜브 콘텐트에서 촌캉스를 떠나는 K팝 가수들도 많다. 인기 걸그룹 에스파는 무대 위의 강렬한 모습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변신했다. 아궁이에 직접 장작불을 붙여 삼겹살을 굽고 고무신 던지기 게임을 하며 친목을 다지는 모습이 유튜브를 통해 팬들에게 전해졌다. 2PM의 준케이, 닉쿤, 우영도 강원도 홍천으로 자급자족 촌캉스를 떠난 모습을 자체 유튜브 예능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예고에선 이들이 가로등도 없고, 편의점도 없고, 인적도 드문 주변 환경에 놀라는 모습이 담겼다.


촌캉스로 이어진 ‘할매니얼’ 트렌드


농어촌을 배경으로 한 촌캉스 예능에는 힐링을 추구하는 요즘 젊은 세대의 트렌드가 반영돼 있다. 촌캉스 트렌드는 SNS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엔 관련 키워드를 붙인 게시글이 9만 건 이상 올라왔고, 촌캉스 콘셉트 여행을 떠난 MZ세대의 인증샷은 100만 건이 넘는다. 일바지를 입고 막걸리를 나눠 마시는 사진들이 많다. 논과 밭을 멍하니 바라보며 머리를 식히는 ‘논멍’, ‘밭멍’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명예교수는 “최근 약과, 양갱 등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할머니 취향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 메뉴들이 인기였는데, 그 흐름이 촌캉스로 이어졌다. 젊은 세대 입장에선 시골 풍경이 굉장히 색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푸근한 힐링의 공간인 동시에 알록달록 감성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트렌디한 곳”이라고 분석했다.

자체 콘텐트로 촌캉스 떠난 2PM 준케이, 닉쿤, 우영. 사진 2PM 유튜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도 KBS2 ‘1박2일’, SBS ‘패밀리가 떴다’ 등 농어촌에서 하는 예능들이 많았다. 다만 최근의 예능 프로그램들은 예전처럼 게임을 한다거나 미션을 수행하지 않고, 쉬거나 노는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경쟁적인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겐 웃음과 힐링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농어촌을 배경으로 한 자급자족 콘셉트의 예능은 고물가, 고환율로 인한 제작비 급증 상황에서 제작진이 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시골집 전문가’로 불리는 이상용 로케이션 매니저는 “기존에 해 왔던 ‘1박 2일’·‘삼시세끼’뿐만 아니라 예능 전반에서 시골집 섭외 문의가 많아졌다. 얼마 전에는 연애 예능 촬영도 마쳤다”고 말했다.

어촌마을 이야기를 보여주는 tvN ‘언니네 산지직송’. 사진 tvN
한국관광 명예홍보대사 뉴진스가 홍보하는 촌캉스. 사진 한국관광공사 유튜브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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