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덜 돼 먹었다"…삼지연 개발 '직무태만' 간부 처벌 지시

이유정 2024. 7. 1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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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월 11일과 12일에 걸쳐 이틀 동안 삼지연시 건설사업 전반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 개발 현장에서 "덜 돼먹은 자들" "극도의 사상적 해이" 등의 표현을 쓰며 건설 감독 간부들의 직무 태만을 질책했다. 최근 들어 지방 발전을 강조하며 민심 단속에 주력하는 가운데 직접 '본보기 지방도시'로 정한 삼지연 개발이 성에 차지 않자 공개적으로 질책에 나선 것이다.

1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달 11∼12일 삼지연시 건설 사업을 현지지도하며 "지도일군(간부)들의 무책임성과 그로 인하여 산생된 일련의 엄중한 편향들에 대하여 강하게 지적"하고 조치를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새로 지은 국내 관광객용 여관을 "발전하는 시대적 요구와는 근본적으로 대치되게 낡고 뒤떨어진 기준으로 허술하게 시공해놓은데 대해 엄하게 지적"했고 이 때문에 신설 건물들을 비정상적으로 개건·보수해야 해 계획에 차질을 빚고,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는지 언급했다. 또 "(이런)허다하고 심중한 부족점들을 준공검사에서 그대로 통과시켜 운영단위에 넘겨주는 무책임한 행위를 한 건설감독기관의 극심한 직무태만을 심각히 비판"했다.

김정은은 이어 건설 감독기관들의 역할을 계기마다 강조하고 있지만 "이 부문 일군들은 당 중앙과 정부의 요구와 지시, 경고를 귀등으로도 듣지 않고 있다"며 "국가건설감독성의 책임간부라는 사람부터가 그처럼 중시되는 삼지연시의 공공시설준공검열에 일절 관여하지 않은 사실 하나만 놓고 봐도 사상적 해이와 직무 태공이 얼마나 극도에 이르렀는가를 명백히 알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국가건설감독상 리순철은 준공검사를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단 한번도 삼지연시에 나가보지 않고 현지 지휘부 일군들에게만 방임"했다고 실명을 거론하며 책임을 물었다. "전 국가건설감독성 부상이라는 자는 현지에 나와 틀고 앉아서는 무책임한 일본새(일하는 태도)로 허송세월"했다고도 했다. "국가공무원으로서의 초보적인 도덕과 자격도 없는 덜 돼먹은 자들"이라고도 했다.

김정은은 "이들을 권리정지시키고 법 기관에 즉시 넘겨 검토"하라며 처벌을 예고했다. 또 삼지연시 건설지휘부 준공검사위원회 관계자들을 전원 사업 정지시키고 건설부문 정치그룹 책임자인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강직시키라고도 지시했다. 또 "평양시 살림집 건설에만 치중하면서 건설 전반 사업을 지도해야 할 직책상 임무 수행을 태공한 내각 부총리와 국가설계기관의 책임일군들의 취미본위주의적인 관점과 사업능력도 반드시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분야는 박훈 부총리가 맡고 있다.

내각과 당의 책임자들을 줄줄이 문책하는 건 일선 간부들을 공개적으로 문제삼아 기강을 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은 삼지연 개발에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이곳을 '산간 문화도시의 훌륭한 표준이자 이상적인 본보기 지방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며 2018년쯤부터 전원주택 조성 등 관광특구화를 목적으로 대규모 개발 사업을 벌였다. 김정은은 2018년 9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방북했을 당시에는 삼지연초대소에 초청해 정상회담을 할 정도로 이 곳에 자부심을 보였다.

김정은은 최근 평양과 지방의 균등 발전을 추진하며 경제난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기도 하다.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 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주민 생활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지방발전 20×10'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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