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만 응원' 경험한 시라카와, 2만4천 잠실은 또 달랐다 "다리 덜덜 떨렸어요" [IS 인터뷰]

14일 경기 전 만난 시라카와. 잠실=윤승재 기자

"적응한 줄 알았는데, 떨리더라고요."

시라카와 케이쇼가 두산 베어스 데뷔전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시라카와는 지난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3⅔이닝 동안 83구를 던져 3피안타 6사사구 3탈삼진 4실점(2자책)했다. 

SSG 랜더스 시절 보여줬던 'K쇼'는 없었다. 제구도 다소 들쑥날쑥했다. 이튿날(14일)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시라카와가 새로운 환경에서 긴장했던 것 같다"라며 그의 투구를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다. 2주 만의 실전인 것도 감안한다면 크게 걱정할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시라카와 본인은 어땠을까. 그 역시 "다리가 덜덜 떨렸다"라고 돌아봤다. 14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만난 시라카와는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한번 경험해서 이번엔 안 떨릴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다리가 많이 떨렸다"라고 돌아봤다.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 두산 경기. 두산 선발 시라카와가 4회 2사 만루서 이재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뒤 교체 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7.13.

시라카와는 지난 6월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1⅓이닝 7피안타 8실점(7자책)으로 부진했다. 당시 시라카와는 2만여명(2만678명)에 달하는 열성적인 부산 팬들의 응원에 다리가 떨렸다고 말한 바 있다. 

13일 잠실 삼성전도 마찬가지였다. 더 큰 구장에 4천여명이 더 들어섰다. 이날 경기장엔 총 2만3750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홈 구장이지만 첫 등판이었던 시라카와에겐 낯선 풍경일 수밖에 없었다. 

시라카와는 야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야수의 도움을 받아 좋은 출발을 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4회 야수 실책으로 실점한 상황에 대해서도 "에러를 커버하지 못한 내 실력이다. 내 실수다"라며 자책하기도 했다.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 두산 경기. 두산 선발 시라카와 케이쇼가 역투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7.13.

비록 5이닝과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시라카와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특히 국가대표 출신 포수 양의지와 호흡을 맞춘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라카와는 두산 입단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지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양의지가 다루빗슈 유를 상대로 홈런을 친 것을 기억한다고 이야기, "그와 배터리를 이루는 날이 올 줄 몰랐다"라며 그와의 호흡을 기대하기도 했다. 

시라카와는 "볼 배합이 엄청 좋았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내 공이 (양의지가) 원하는대로 가지 않아 아쉬웠다"라며 머쓱해했다. 

이제 막 두산맨으로서의 첫 발을 뗐다. 그는 "(새 팀에서)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다.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윤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