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직후 주먹 불끈 쥔 트럼프…"그가 이미 승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유세 중 총격을 받아 귀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치켜든 장면이 담긴 사진이 강인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해 지지층을 결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 사진이 미 대선 구도를 뒤흔들 만큼 강력한 사진이라고 평가한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사건 뒤 지지자들에게 e메일을 통해 "나는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총격 테러를 당해 귀에 부상을 입었고 곧바로 몸을 연단 밑으로 숨겼다. 이후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일어난 후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올려 쥐며 '파이트(Fight·싸우자)'라고 몇 차례 외쳤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정치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레머 회장은 "트럼프가 주먹을 쥔 사진은 내일 모든 신문 1면에 실릴 것"이라고 평했다. 또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행정부회장은 "이 사진은 2024년 미 대선을 규정하는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 인사들은 잇따라 이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모양새다. 리치 매코믹 하원의원은 이 사진을 게시하며 "우리 후보를 암살하려는 이 비겁한 시도가 트럼프 지지층을 더욱 결집시킬 것"이라고 썼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신이 트럼프를 구했다"고 했고,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우리는 악을 극복하고 격퇴할 것이다. 절대 항복하지 말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고문인 키스 켈로그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미국안보센터장은 "총격은 사람의 실제 본성을 드러나게 하는데 피를 흘리는 대통령이 일어나서 주먹을 들고 '싸우자'라고 말했을 때 그의 본성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도 이 사진을 올리며 "우리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적들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오늘 그는 이를 보여줬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아버지가 주먹을 든 사진과 함께 "그는 미국을 구하기 위한 싸움을 절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를 흘리며 주먹을 든 사진은 AP통신의 에반 부치 사진기자가 촬영했다. 그는 21년간 AP통신에서 일하는 베테랑 사진기자로, 2021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에 관한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부치가 촬영한 사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를 흘리며 주먹을 움켜쥐는 뒷배경으로 파란 하늘 아래 성조기가 펄럭여 "트럼프의 모습이 마치 영웅처럼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소셜미디어에선 그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올해 퓰리처상감이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역사 교과서에 실릴 사진" "현대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사진" 등의 반응이 나왔다.
폴리티코는 이번 피격 사건으로 공화당 내에선 '트럼프가 이미 선거에서 이겼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데릭 반 오든 하원의원은 "트럼프는 이번 공격에서 살아남았다. 그는 방금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안소니 데스포지토 하원의원은 "이번 총격 사건은 의심의 여지 없이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총격 테러는 미국의 양극단 정치의 현실을 보여주는 만큼 중도층 표심엔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사건 이후 현지 의료시설에서 긴급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난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I WILL NEVER SURRENDER!)”이란 짧은 e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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