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체육부장관, 센강 입수 감행
파리올림픽 개막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프랑스 체육부 장관이 수질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파리 시내를 가로지르는 센강에 직접 뛰어들었다.
AP통신은 14일 “아멜리 우데아-카스테라(46) 프랑스 체육부 장관이 패럴림픽 철인3종경기 선수 알렉시 앙캥캉과 함께 보디수트를 착용하고 센강에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카스테라 장관이 입수한 곳은 파리 시내 알렉상드르 3세 다리 근처로, 파리올림픽 기간 중 철인3종경기 수영 종목과 오픈워터 스위밍을 치를 장소다.
파리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 장관이 직접 센강에 들어간 건 수질과 관련한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파리시는 수질 악화로 지난 1923년 이후 센강 입수를 금지해왔지만, 100년 만에 파리에서 다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 철인3종경기 중 수영 종목과 오픈워터 스위밍을 센강에서 치르기로 했다. 이를 위해 14억 유로(2조10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부어 수년간 수질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센강의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각종 체육단체들과 환경단체들이 “여전히 비가 내리면 오·폐수가 센강에 흘러들어와 대장균과 장구균 수치가 치솟는다. 사람이 수영하기에 부적합한 환경인만큼 선수 보호를 위해서라도 올림픽 경기를 센강에서 치르는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 5월에는 폭우가 내린 직후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인근의 대장균 수치가 평소의 3배로 치솟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파리시는 지난 12일 “파리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센강 대부분의 수질이 수영 경기를 치르기에 적합한 수준까지 개선됐다”면서 “최근 12일 중 수질이 (수영 허용) 기준치를 충족한 날이 10일에 이른다. 날씨가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지만, 올림픽 수영 관련 종목을 치르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센강 수질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프랑스의 여러 정치인들이 “내가 직접 센강에 뛰어들어 안전성을 입증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첫 주자로 센강에 뛰어든 카스테라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입수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며 “약속을 지켰다(Promess tenue!)”라는 글을 올렸다. 오는 17일에는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입수를 예고한 상태이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대통령도 대회 개막 전 적절한 시점을 선택해 센강 물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파리의 일부 시민단체들은 “대통령이 입수하는 날 센강에 똥을 싸자”면서 “대통령과 정치인들은 우리를 똥 속에 빠뜨렸다. 이제는 그들이 우리의 똥 속에 빠질 차례”라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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