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연신율 높인 ‘합금설계’ 고안…“기존 구조재 난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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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달 강화법을 적용한 고강도·고연신 합금 설계법이 국내에서 고안됐다.
이러한 필요성을 반영해 공동연구팀은 기존의 석출강화 대신 스피노달 강화로 고강도·고연신 중엔트로피 합금을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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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달 강화법을 적용한 고강도·고연신 합금 설계법이 국내에서 고안됐다.
연신은 달군 쇠붙이의 길이를 개념으로, 고강도에 고연신 합금 설계는 창과 방패처럼 양립하기 어려운 과제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 두 가지 특성을 모두 충족할 합금 설계법이 고안되면서, 차세대 고성능 소재 개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한국연구재단은 포항공과대 김형섭·허윤욱 교수와 미국 노스웨스턴대 파라나즈 하프트랑(Farahnaz Haftlang) 박사 공동연구팀이 강도와 연신율(달군 쇠붙이가 늘어난 최대 길이와 원래 길이의 차를 원래 길이로 나눠 백분율로 나타낸 값)을 동시에 높인 중엔트로피합금을 설계해 구조 재료의 오랜 난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중엔트로피합금은 주된 원소 없이 여러 원소를 비교적 동등한 비율로 혼합해 높은 혼합 엔트로피를 보이며, 합금원소의 종류와 함량을 자유롭게 조절해 합금의 강도·연성·내식성·전자기적 특성 등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철(Fe)을 기반으로 한 중엔트로피 합금은 높은 강도와 연신율, 내부식성 등 우수한 물성으로 각광받는다.
하지만 낮은 항복강도(물체에 변형이 생기기 전까지 가할 수 있는 최대 응력)를 극복하기 위해선 석출(금속의 고용체로부터 이상 결정이 분리 성장하는 현상) 강화를 이용해야 하는데 석출상은 기지 조직과 구조가 달라 정합성의 차이로 연신율이 줄어드는 한계를 갖는다. 또 석출상을 얻기 위한 과정이 복잡하고 섬세한 열처리가 필요한 점도 중엔트로피 합금을 충분히 활용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철계 중엔트로피 합금의 우수한 기계적 물성을 얻기 위해 연신율 감소 없이 항복강도를 증가시킬 새로운 강화 기구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이러한 필요성을 반영해 공동연구팀은 기존의 석출강화 대신 스피노달 강화로 고강도·고연신 중엔트로피 합금을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스피노달 분해는 고용체가 특정 온도와 조성 범위에서 열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영역에 있을 때 자발적으로 두 개의 다른 상으로 분리되는 현상이다.
우선 공동연구팀은 열역학 평형 상태도 계산 및 실험에서 석출상 뿐 아니라 스피노달 분해가 발생하는 조성과 온도 조건을 예측했다.
또 실험을 통해 석출상을 만드는데 필요했던 복잡한 과정 없이도 저온 열처리로 스피노달 분해된 나노 수준의 조성 분리가 기지 전체에 균일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스피노달 분해가 발생한 시편은 그렇지 않은 시편에 비해 187% 향상된 항복강도(1.1GPa)와 높은 연성(28.5%)을 갖는 중엔트로피 합금을 얻을 수 있었다고 공동연구팀은 소개했다.
김형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조성이 복잡한 합금에서 스피노달 구조의 기계적 물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고강도·고연신 합금은 항공우주·자동차·에너지·전자 산업 등 분야에 두루 적용돼 제품의 경량화와 내구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7월 9일자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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