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가 서울-부산 424㎞ 달리면 전기료는 얼마? [숫자로 보는 열차 전기요금]

강갑생 2024. 7.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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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열차 전기요금]


2004년 첫 운행을 개시한 고속열차인 KTX. 연합뉴스
1800년대 기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용한 연료는 석탄이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석탄을 태워서 나오는 열로 물을 데우고 여기서 분출되는 수증기의 힘으로 열차 바퀴를 돌리는 방식이었는데요. 이렇게 움직이는 게 바로 증기기관차였습니다.

현재 국내에선 증기기관차는 퇴역하고, 전기와 경유(디젤)를 쓰는 열차들만 운행되고 있는데요. 고속열차인 KTX와 KTX-산천, KTX-청룡을 비롯해 KTX-이음, ITX-새마을, ITX-이음 등이 모두 전기로 달립니다. 반면 디젤은 화물열차와 비 전철화 구간(전기 설비가 안 갖춰진 구간)을 다니는 열차에서 사용합니다.

자동차 유지 비용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유류비, 즉 기름값이듯 열차 운행에서도 연료비가 차지하는 몫이 적지 않은데요. 코레일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연간 매출액의 10%가량이 전기료로 나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KTX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린다고 하면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까요. 우선 전기요금은 고속선이냐 기존선이냐에 따라서 나뉘는데요.

자료 코레일


고속선은 말 그대로 고속열차 전용으로 만든 선로로 다니는 것이고, 기존선은 영등포·수원 등 종전 경부선 철도를 일정 구간 이용해서 운행하는 걸 의미합니다. 고속선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면 영업거리는 423.8㎞인데요. 여기에 KTX의 1㎞당 전력소비량인 23.74 kWh(킬로와트시)를 도입하면 전체 사용량은 1만 61 kWh가 됩니다.

이 사용량에 한국전력공사에서 적용하는 단가를 곱하면 전기요금이 산출되는데요. 지난 1월 단가를 기준으로 할 때 전기요금은 222만원가량 됩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편도로 한번 운행할 때 내야 할 전기료인 겁니다. 기존선은 영업거리가 조금 더 긴 441.7㎞여서 전기료도 231만원으로 9만원정도 더 나옵니다. 또 단가가 매월 변동되기 때문에 월별로 조금씩 차이 난다는 게 코레일 설명입니다.

KTX-산천 열차. 사진 코레일


KTX-산천은 KTX보다 전기료가 적게 나오는데요. 1㎞당 소비전력량이 18.69 kWh로 KTX에 비해 전기 소비를 덜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은 기준으로 고속선은 175만원, 기존선은 182만원으로 KTX와 비교해 20%가량 저렴합니다.

코레일 관계자는 “고속열차는 시속 300㎞의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 에너지 대부분을 쓰는데 여기에 사용하는 핵심장치가 견인전동기(모터)"라며 “이 견인전동기가 KTX는 6대, KTX-산천은 이보다 적은 4대가 설치돼 있어 전기 소비량에 차이가 난다”고 말합니다. 돌려야 할 모터 개수가 적은 만큼 전기를 덜 쓴다는 얘기입니다.

ITX-새마을호 열차. 연합뉴스

일반열차 중에선 높은 등급인 ITX-새마을호는 1㎞당 전기 소비량이 6.56 kWh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편도 운행 때 전기료가 64만원 정도 됩니다. ITX-새마을호는 최고 속도가 시속 150㎞로 고속열차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전기 사용량도 상대적으로 적은 겁니다.

무궁화호 열차는 전기기관차와 디젤기관차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요. 전기기관차로 같은 구간을 운행하는 경우 전기료가 160만원가량 나오지만, 디젤기관차로 달리게 되면 기름값이 189만원도 든다고 하네요. 화물열차도 마찬가지인데요. 전기기관차가 디젤기관차보다 15% 저렴한 셈입니다.

열차 2편성을 하나로 이어붙인 중련 편성. 사진 코레일


KTX-산천 등 열차 2편성을 이어붙여 운행하는 걸 '중련 편성'이라고 하는데요. 중련 편성은 열차를 2대 이어붙이면 동일 시간에 가능한 수송량도 2배로 늘어나기 때문에 승객이 몰리는 시간 등에 적용합니다. 이 경우에는 전기료가 두배로 들까 싶지만, 답은 "아직 모른다"입니다.

차종별 또는 중련 편성 때 전력 소비량을 정확히 알려면 별도로 기기를 설치해 시험을 해야 하는 데 중련편성에 대해 아직 실험이 진행된 바 없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또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KTX-청룡과 KTX-이음도 현재까지는 개별 전력소비량 시험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실제 전기요금은 전체 열차가 사용한 전력량에 한전의 단가를 곱해서 나오기때문에 열차 종류별 소모량을 세세히 다 알 필요성이 작다는 설명입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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